李, PK서 '북극항로' 성장전략…험지 공략 '동진 정책' 시동(종합2보)

2025-03-06

박형준과 부산시장과 지역현안 우선순위 이견…신경전 양상도최근 "대통령실 세종 이전 관련사항 정리해달라"…지역표심 공략

(서울·부산=연합뉴스) 박경준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부산을 찾아 '험지 공략'에 나섰다.

당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이은 조기 대선을 기정사실로 한 상황에서 미리 열세 지역을 찾아 대권 가도를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부산에서는 한 석을 얻는 데 그쳤을 정도로 여전히 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이 대표는 이번 부산 방문에서 지역의 숙원사업과도 같은 북극항로 개척을 주요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대선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PK 표심을 끌어안는 '동진(東進)' 전략이다.

북극항로가 열리면 기존 항로를 이용할 때보다 물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글로벌 항만을 둔 주요 국가는 앞다퉈 북극항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부산항만공사에서 부산시 관계자와 함께한 '해양강국 도약을 위한 북극항로 개척 현장 간담회'에서 "북극항로를 활용하면 유럽으로 갈 때 거리가 3분의 2로 줄고 운항 시간도 열흘 정도 줄어든다"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에 앞서 같은 곳에서 국민의힘 출신인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나서도 "북극항로는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라며 "부산을 중심으로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논해 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시장은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시급한 현안으로 제시하며 "민주당이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해 이 대표와 견해차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양새도 연출됐다.

박 시장은 "글로벌 허브 도시 특별법 제정과 산업은행 본사 부산 이전에 대한 이 대표의 답을 듣기 위해 간곡히 요청하고 설명했는데도 이 대표는 일언반구도 없이 냉담하게 대응했다"며 "저를 무시했다는 생각을 넘어서서 우리 부산 시민들을 냉대한 것으로 매우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부산에 애정이 없다고 폄훼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부산의 장기적 비전을 위해 북극항로 문제도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를 두고는 "종합해서 의견을 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이날 행보는 최근 당이 집중하고 있는 성장담론 선점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이 대표는 최근 조세 개편 이슈화, '한국형 엔비디아 구상' 언급, 한국경제인협회 면담 등 경제와 정책 분야에 메시지를 집중하고 있다.

결국 부산 방문은 험지 표밭을 다독이고, 여기에 지역 맞춤형 성장 전략 논의의 주도권도 가져가는 '두 마리 토끼 잡기'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로 상심한 지역 민심을 위로하고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지도자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지난 달 28일 비공개 확대간부회의에서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과 국회세종의사당 건립 논의와 관련해 진행 상황을 정리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방문과 마찬가지로 지역균형 발전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이 결국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당 관계자는 "그동안 오랜 논의가 있었고, 어디까지 진행된 것인지 파악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다.

그동안 논의가 있었으니 그 내용을 알아야 되지 않겠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kjpark@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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