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가 방송 카메라가 꺼진 뒤에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경험담이 나왔다.
2일 오후 JTBC 특집 다큐멘터리 '아무것도 아닌 사람-김건희' 편에서는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의 부인으로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던 김 여사에 대한 일화가 공개됐다.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명식 분위기에 대해 “대통령께서도 계시지만, 청와대라는 공간이 주는 중압감 같은 것들도 있다. 그래서 보통 임명을 받는 분들도 말씀이 그렇게 많지 않으시고 시끄러운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 의원도 김 여사가 "매우 조용한 분인가 보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 의원은 "임명식이 비공개로 전환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김 여사가 “굉장히 적극적이었고 말씀도 많았다”고 떠올렸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강기정 광주시장은 "카메라도 다 나가고 보통 비공개로 전환하면 대통령께서 배우자에게 한 말씀 하시라고 권한다. 그러면 대부분 배우자는 '할 말 없다', '저 말 못한다'고 보통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달랐다고 한다. 강 시장은 "김 여사가 '사진을 하나 준비했는데, 오늘 선물로 가져왔어요'라면서 뒤에 준비된 걸 가지고 와서 설명을 쭉 하는 거다"라며 "그런 배우자는 없었다"고 했다.

고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짠! 보시지요' 이런 수준"이었다며 "그래서 저희도 되게 놀랐다"고 했다. 이어 "어린 학생들 같은 경우 대통령한테 허물없이 얘기한다. 마치 그런 모습 같았다"면서 "그래서 '대통령이라는 권위에 대해서도 별로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구나', '남편이 그 권한을 가졌을 때 그것 또한 두려움이나 거침이 없었구나', '그냥 자기가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 그런 것이구나'라고 이분은 생각했구나 하고 나중에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서울남부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김 여사는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하고 8억1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를 받는다.
2021년 6월∼2022년 3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명태균씨로부터 합계 2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와 건진법사전성배씨와 공모해 2022년 4∼7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교단 지원 관련 청탁을 받고 목걸이 등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도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3개 혐의를 통틀어 김 여사가 챙긴 범죄 수익이 10억3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산정하고 전액 추징보전을 청구한 상태다.
특검팀은 김 여사의 신분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직무에 해당하는 각종 국정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이라 명시했다.
그러나 지난 8월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공개 소환된 김 여사는 포토라인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