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함께”...獨 쌍둥이 팝스타, 한날한시에 눈 감았다

2025-11-22

1950~60년대를 풍미한 독일 출신의 쌍둥이 스타 케슬러 자매가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났다.

17일(현지시간) 독일 매체 빌트(Bild) 등에 따르면 195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팝스타 쌍둥이 자매 앨리스 케슬러와 엘렌 케슬러가 이날 바이에른주 그륀발트에 있는 자택에서 89세 나이로 숨졌다.

현지 경찰은 “자매가 조력 자살을 선택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숨진 두 사람을 발견했다.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2020년부터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이 과정에서 제3자의 도움을 구하는 조력 자살이 허용됐다.

케슬러 자매는 지난해 독일인도적죽음협회(DGHS)에 가입해 관련 절차를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협회는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를 연결해준다.

두 사람은 지난해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날한시에 생을 마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혀왔다.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는 “같은 날 함께 떠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으며 독일 빌트에는 “언젠가 사랑하는 어머니 엘사와 반려견 옐로가 묻힌 곳에 유골함이 묻히길 바란다고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1936년 8월 20일 작센주 네르하우에서 태어난 케슬러 자매는 조력 자살을 통해 태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함께 세상을 떠나게 됐다.

클래식 발레 학교를 다니고 무용을 배운 케슬러 자매는 카바레 공연에서 시작해 점차 무대를 넓혀 방송에도 출연하게 됐다. 1959년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독일을 대표할 정도로 유명해졌으며, 앨비스 프레슬리, 록 허드슨, 프랭스 시나트라, 프레드 아스테어 등 당대 유명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두 사람은 이탈리아까지 진출해 명성을 얻었다. 이탈리아 TV에 출연한 최초의 쇼걸이 됐으며, 맨다리를 드러내는 파격적인 패션을 선도한 최초의 여성 스타가 됐다. 당시에는 기독교 보수주의 가치관때문에 반드시 불투명 스타킹을 신었어야 했는데 이들은 맨다리를 드러내 '이탈리아의 다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016년까지 활동한 케슬러 자매는 무대에서 내려온 뒤에도 함께했다. 두 사람은 거울처럼 연결된 두 아파트에 살며 매일 정오에 만나 점심을 함께할 정도로 돈독한 우애를 자랑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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