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화관을 아이스링크로' 메가박스 신사업 현재 상황

2025-01-07

[비즈한국] 메가박스가 아이스링크 사업을 추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메가박스 킨텍스점은 상영관 ‘컴포트 1관’을 아이스링크로 개조하고 있다. 실적 개선을 위한 신사업으로 풀이된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경영난으로 전국 6개 지점의 운영을 중단했다. 다만 메가박스 킨텍스점 인근에 원마운트 아이스링크가 있어 신사업의 성공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메가박스 킨텍스점 컴포트 1관은 지난해 9월 운영을 종료했다. 컴포트 1관은 전국 메가박스 상영관 중 네 번째로 큰 상영관이었다. 메가박스 킨텍스점은 컴포트 1관 운영 종료 당시 홈페이지에 “킨텍스점 컴포트 1관이 2024년 9월 24일을 끝으로 상영을 종료하게 됐다”며 “그동안 컴포트 1관을 아껴주신 고객들께 감사드리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상영관에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린다”고만 밝혔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메가박스 킨텍스점은 현재 컴포트 1관을 아이스링크로 개조 중이다. 비즈한국은 6일 메가박스 킨텍스점을 찾았다. 컴포트 1관은 공사 중이었고, 일반인의 출입은 불가능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공사를 시작한 지는 1~2개월가량 됐다”며 “아이스링크가 언제 오픈할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이스링크 운영은 메가아이스박스가 맡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메가아이스박스는 메가박스중앙(메가박스 운영 법인)이 지난해 5월 설립한 자회사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메가아이스박스는 메가박스 킨텍스점에 본사를 두고 있다. 남주현 전 콘텐트리중앙 대표가 메가아이스박스 대표를 맡고 있다.

메가박스의 아이스링크 사업은 실적 개선을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메가박스중앙은 2022년과 2023년 별도 기준 각각 79억 원, 14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경쟁사인 CJ CGV가 2023년 별도 기준 8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나마 메가박스중앙은 2024년 3분기 5억 86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메가박스의 아이스링크 사업은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 메가박스 킨텍스점​ 인근에 원마운트 아이스링크가 있는데, 거리가 1km도 되지 않는다. 아이스링크가 큰 수익을 보장하는 사업도 아니다. 당장 원마운트도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빠져 있다.

메가박스중앙의 실적 하락은 중앙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 콘텐트리중앙은 드라마·영화 제작사로 메가박스중앙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의 2024년 1~3분기 별도 기준 매출 235억 원 중 32.12%인 75억 원이 메가박스중앙으로부터 발생했다. 메가박스 상영관이 줄어들면 그만큼 콘텐트리중앙이 제작한 영화를 상영할 공간도 줄어든다. 실제 메가박스중앙은 지난해 수원영통점, 경주점, 전주송천점, 강남대로점, 파주출판도시점, 일산점 등 6개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메가박스중앙과 콘텐트리중앙의 실적은 홍석현 중앙그룹 회장의 차남 홍정인 메가박스중앙 대표의 사내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홍정인 대표는 현재 메가박스중앙과 콘텐트리중앙 대표를 겸하고 있다. 콘텐트리중앙은 메가박스중앙과 마찬가지로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콘텐트리중앙은 2023년 6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뒀고, 2024년 1~3분기에도 2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홍정인 대표로서는 중앙그룹 내 입지를 위해서라도 메가박스중앙과 콘텐트리중앙의 실적 개선이 필요하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 홍 대표의 발언권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메가박스중앙이 추진하는 아이스링크 사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홍 대표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따라다니게 된다.

더구나 홍 대표는 지분상으로도 경영권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그룹 지주사 중앙홀딩스의 주주는 △홍정도 부회장(홍석현 회장 장남) 55.80% △홍정인 대표 37.20% △홍석현 회장 7.00%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홍 대표 개인 자격으로 콘텐트리중앙이나 메가박스중앙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다.

메가박스중앙은 다른 신사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메가박스중앙은 2023년 7월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플레이타임중앙을 인수했다. 플레이타임중앙은 키즈카페 운영 업체로 ‘챔피온’ ‘상상노리’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플레이타임중앙은 매년 수십억 원 규모의 흑자를 거두며 실적에 기여하고 있다.

그럼에도 메가박스의 앞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박원우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메가박스중앙에 대해 “예상 대비 더딘 영화 관람 수요 회복세 감안 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수요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앙그룹 내부에서도 메가박스중앙을 놓고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메가박스는 극장 비즈니스 본연의 내실을 다지고 손익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주십시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홍 부회장이 메가박스중앙에 신사업 추진보다 극장 사업에 집중하라는 지시로 해석하고 있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듣기 위해 메가박스중앙 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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