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있던 시간이 흐른다. GD의 시간이다.
지드래곤이 7년 4개월 만에 발매한 디지털 싱글 ‘파워’가(POWER)가 전세계 차트를 점령했다. ‘파워’는 지난 1일 공개 하루 만에 아이튠즈 차트에서 대만, 홍콩, 핀란드, 베트남, 태국 등 15개국 1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일본, 노르웨이, 싱가포르, 아일랜드, 인도네시아, 바레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13개 나라에서도 10위권 내에 안착했다.
신곡 ‘파워’는 중독성 강한 비트에 랩이 더해진 힙합곡이다. 지드래곤 작사에 토미 브라운, 테론 토마스 등 세계적인 팝스타의 히트곡을 프로듀싱한 작곡가들과 협업해 곡을 완성했다.
‘파워’는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인 멜론, 지니, 벅스 등에서도 발매와 동시에 실시간 음원차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일간 차트에서도 최상위권에 안착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7년 공백기가 무색하게 압도적인 음원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것.
더불어 온라인에서는 지드래곤의 신곡 속 숨은 뜻을 파헤치는 콘텐츠가 성행 중이다. 그도 그럴 듯이 지디의 3분이 채 되지 않는 노래 안엔 꽤 많은 중의적 표현이 들어있다. 그의 노래 첫 줄에 등장하는 위버맨시(Übermensch)는 철학자 니체가 삶의 목표로 제시한 인간상이다. 끊임없이 몰아치는 가혹한 삶의 고통과 허무를 노래하고 춤추는 마음으로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을 뜻한다. 한국어로는 ‘초인’으로 해석되며, 6살부터 연예인 활동을 시작해 이 시대의 심볼로 살아가는 GD의 모습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
무엇보다 그가 신곡에 자신이 지난해 겪었던 마약 파문 사건을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 그는 마약 혐의로 연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누명을 벗었다. 그의 노래 가사 속 ‘억까 짤 퍼다 샬라샬라하다가 shout out/댓글 리플 관종 걔들 입틀막고/Do not waste your time yea it‘s gotta be me/Prove ’em all wrong I‘ve got all the receipts...I don’t give a 쉬-잇 웃다 끝’돈‘기부’억 ‘씨-익/권력오남용 묻고 관용 천재 지병 불가항력’ 등의 가사를 통해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받아들이고, 언론과 악플러들의 공격에 초연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워’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만 하루 만인 3일 오후 현재 1400만 뷰를 넘어서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방송국 세트를 배경으로 원테이크 형식으로 촬영된 영상은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시대의 아이콘 지디의 인생을 통째로 중계한다. 컴백 전날 tvN 예능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자신의 인생이 트루먼쇼와 같다고 고백한 것과 결을 같이해 눈길을 끈다.
그의 뮤직비디오 아래는 7년 동안 그의 노래를 기다린 이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누리꾼들은 “하나도 안 죽었다. 진정한 아이돌” “지디 보유국이란 게 자랑스럽다” 등의 댓글을 이어갔다. 특히 “오랜만에 친구들과 술 한잔하다 지디 노래 듣고 옛날 얘기한다. 철없고 꿈많던 10대 20대 초반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는 댓글처럼 그의 컴백은 GD의 열성 팬이 아니더라도 시대를 함께 살아간 이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 한 누리꾼은 지드래곤의 뮤직비디오 아래 “지용아 네가 7년 쉰 만큼 팬들도 7년 전 그대로에 멈춰서 나이만 먹었다, 널 사랑하는 맘은 그대로야”라는 댓글을 달아 뭉클함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