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눈으로 체크스윙 판정하나···“하루빨리 비디오판독 도입해야” 목소리

2025-06-01

프로야구 체크스윙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하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두 명의 감독이 체크스윙 판정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 감독이 퇴장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현장에서는 하루빨리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달 27일 LG전에서 3루심의 체크스윙 판정에 항의하며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한화가 1-2로 뒤처진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 2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이영빈은 김범수의 슬라이더를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냈다. 그러나 3루심은 노 스윙 판정을 내렸다. 염경엽 LG 감독도 곤란한 웃음을 지으며 스윙을 인정했다. 그러나 체크스윙은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기에 번복할 수 없었다.

불과 사흘 뒤, 체크스윙 판정으로 인한 소동이 또 한 번 벌어졌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두산과의 경기 중 체크스윙 판정에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키움은 7회까지 1-0 리드를 아슬아슬하게 유지 중이었다.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임종성은 케니 로젠버그를 상대로 3볼 1스트라이크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5구째 승부에서 임종성은 로젠버그의 직구에 방망이를 돌렸다. 측면을 촬영한 중계화면 상 방망이가 홈 플레이트 앞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1루심은 노 스윙 판정을 했고 임종성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홍 감독은 그라운드로 걸어나와 1루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다가 경기장에서 쫓겨났다.

KBO에는 지난해까지 체크 스윙에 대한 명문화된 기준이 없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12월에야 ‘타자가 투수의 투구한 공을 타격하려는 의도로 배트를 휘두르는 동작을 할 때, 그 여세로 인해 배트의 각도가 홈 플레이트 앞면과 평행을 이루는 지점보다 투수 방향으로 넘어갔을 때 심판은 스윙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라는 규정이 생겼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체크스윙에 대한 규정은 없다. 타자의 배트가 홈 플레이트를 45도 이상 넘어가면 스윙으로 판정하는 ‘체크스윙 챌린지’를 일부 리그에서 실험 중이다. KBO의 각도 규정은 한층 더 엄격하다. 배트가 홈 플레이트를 넘어가는 순간 스윙으로 판정한다. MLB에서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 ‘호크아이’를 이용하지만 한국에서는 심판의 ‘눈’에 판독을 맡기고 있다.

KBO에서는 이번 시즌부터 퓨처스리그(2군)에서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시범 운영 중이다. 올해 103경기에서 54건의 판독 요청이 있었고 이 중 17건이 번복돼 번복률 31.5%를 기록했다.

현장에서는 1군 경기에도 하루빨리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경문 감독은 “당장 올스타 브레이크 뒤에라도 도입했으면 좋겠다”라며 “자꾸 이런 판정이 나오면 서로의 믿음이 깨진다”라고 역설했다. 염경엽 감독도 “오해할 일이 없도록 빨리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라며 “방송 카메라로만 판독해도 충분히 공정한 판정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KBO 관계자는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을 올해 바로 도입하는 건 무리가 있다”라며 “퓨처스리그 시범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보완점을 찾으면서 다음 시즌에 정식 도입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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