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띄웠는데 '가성비 빵' 타이틀...음식물 잔반 논란도 골치
폭발적 인기에 오픈런 인산인해인데..."반갑지 않네"
연장 검토했지만 결국 이달 말 종료로 가닥...전략 수정, 새 프로모션 준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프리미엄 베이커리카페 TLJ 매장 두 곳에 선보인 9900원 짜리 '무제한 빵 뷔페'를 이달 말 전면 종료한다.
당초 '프리미엄'을 표방했던 TLJ 매장이 돌연 '가성비 빵'으로 입소문을 타자 당혹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프리미엄'과 '가성비' 이미지가 혼재돼있는만큼 TLJ 운영 전략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측은 그린플레이트 종료 이후에도 제품 및 공간 경험을 위한 서비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 뚜레쥬르는 오는 30일을 끝으로 TLJ 강남·압구정 직영점에서 운영하던 '그린플레이트' 서비스를 모두 접는다.
소비자들의 높은 성원에 운영 기간 연장 및 추가 점포 확대 등을 검토했지만 반갑지 않은 '가성비' 타이틀에 '음식물 잔반 논란'까지 겹치자 결국 종료를 결정했다.
'그린플레이트'는 9900원에 음료 1잔과 함께 빵을 1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TLJ' 강남·압구정 직영점에서 최근 이벤트성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강남점은 주말마다 오전 8시부터 10시 반까지 선착순 90명을, 압구정점은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선착순 50명을 한정해서 받았다.

9900원에 빵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다는 소식 알려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9900원짜리 이른바 '가성비 빵 뷔페'로 입소문이 났다. 이른 아침부터 대기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그린플레이트를 이용하는 일부 소비자들이 퇴식구에 한 입 먹은 빵을 내놓는 등 과도하게 빵이 버려지고 있다는 고발 영상이 확산된 여파다. 일각에선 '매장이 소비자 제제에 나서야 한다', '빵을 소분해서 운영해야 한다' 등 뚜레쥬르 측의 운영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가성비' 타이틀도 뚜레쥬르에는 반갑지 않다. 당초 TLJ 매장은 뚜레쥬르가 지난해 말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리브랜딩을 선언하며 선보인 플래그십 스토어다.
기존 뚜레쥬르에 제품과 공간의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베이커리 카페'로 진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브랜드명(TOUS les JOURS)을 활용한 'TLJ'를 펫네임(Pet name·별칭)으로 적용했다.
다양한 맛의 패스트리와 생과일이 올라간 생크림 케이크, 커피와 잘 어울리는 양과류 등 검증된 제품을 선보이고 오픈 키친을 적용, 다양한 유형의 좌석을 배치하는 등 공간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뚜레쥬르 TLJ를 '프리미엄 베이커리'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었다.

그런데 그린플레이트 서비스의 예상치 못한 인기로 프리미엄은커녕 '가성비' 타이틀을 얻게 됐다. 뚜레쥬르가 프리미엄 직영점 'TLJ'를 통해 선보이려던 고급화 전략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이에 따라 CJ푸드빌은 이달 말 TLJ 매장 두 곳의 그린플레이트 서비스를 전면 종료하고 TLJ 운영 방향성을 정비한다. 프리미엄 베이커리와 공간경험을 중심으로 새 프로모션 등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그린플레이트 서비스는 TLJ매장 오픈을 기념해 기획한 프로모션으로 4월 말까지만 운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린플레이트 관련 잔반 논란에 대해서는 "대부분 고객이 아니라 일부 빵을 남기는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현재 매장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며 "빵을 조각내서 선보이면 맛과 품질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