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P(지적 재산권)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게임사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IP 타임스'는 각 게임사의 대표 IP가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해왔는지 짚어보며 게임 산업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게임사의 IP 전략과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때 각 게임사가 가진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사건과 논란을 통해 게임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편집자 주>
[FETV=신동현 기자] 넷마블의 '세븐나이츠'는 2014년 첫 출시 이후 글로벌 6000만 다운로드 달성하는 등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서 MMORPG ‘세븐나이츠2’,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하며 시장의 변화에 대응했다. 그러나 운영 논란과 대규모 패치 실패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2024년 10년 만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2014년 3월 출시된 세븐나이츠는 모바일 수집형 턴제 RPG라는 장르를 정립한 게임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다양한 캐릭터를 모으고 성장시키며 전투를 펼치는 방식은 유저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전략적인 재미를 제공했다.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양대 마켓(구글 플레이·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순위 톱(Top)10에 올랐다. 같은 해 9월에는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했고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기술창작상(캐릭터 부문)과 인기게임상을 수상하며 넷마블의 대표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세븐나이츠의 성공은 글로벌 확장으로 이어졌다. 2015년 10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6년 2월 일본에 진출하며 출시 10일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6년 6월에는 일본 앱스토어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일본에 진출한 해외 게임들 중에서 유일하게 상위권에 진입했다. 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도 매출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글로벌 6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를 확장하며 2020년 '세븐나이츠2'를 출시했다. 원작의 수집형 요소를 유지하면서 오픈월드 MMORPG라는 새로운 장르로 변화를 시도했다. 언리얼 엔진 4를 활용한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한층 더 깊은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며 기존 모바일 MMORPG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출시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출시 4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3일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갔다. 하지만 원작의 턴제 전투 시스템과 달리 실시간 MMORPG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기존 팬들에게 호불호가 갈렸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2023년에는 방치형 RPG인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출시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다.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급부상하던 방치형 게임의 요소를 접목했다. 출시 후 빠르게 성과를 거두며 애플 앱스토어 인기·매출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출시 3일 만에 인기 1위, 5일 만에 매출 2위를 기록했다. 태국, 대만,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원작과 차별화된 귀여운 SD 캐릭터 디자인과 단순한 성장 시스템을 도입해 새로운 유저층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세븐나이츠는 성공과 함께 여러 차례 운영 논란을 겪었다. 출시 초기부터 확률형 아이템 공개 논란(2015년)과 운영진 개입 의혹(2017년) 그리고 대규모 패치 실패(2019년 리부트 패치) 등이 이어지며 유저들의 신뢰를 잃었다.
2015년 넷마블은 세븐나이츠의 영웅 소환 확률을 공개했지만 유저들의 신뢰를 얻기보다는 불신을 키웠다. 확률이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매우 낮음(1% 미만)'처럼 모호한 범위로만 표기해 실제 확률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었다. 특히 '매우 낮음' 구간이 0.1%인지 0.00001%인지 알 수 없도록 표기해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이로 인해 확률형 아이템의 투명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2017년에는 세븐나이츠 개발진이 상위 길드에서 활동하며 비정상적인 재화를 축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커졌다. 당시 'CM 루디'라는 닉네임으로 게임 운영자 역할을 맡은 김정민 PD가 해당 길드에서 활동하며 과도한 루비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일부 유저들과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김 PD는 "개발진이 특정 길드에 특혜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계정 거래나 핵 프로그램 사용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2017년 6월 20일 그는 공식 카페를 통해 세븐나이츠 PD 직에서 사퇴할 것을 발표했다. 넷마블은 "해당 개발진이 개인 계정으로 게임을 플레이한 것은 맞지만 운영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유저들의 불신은 깊어졌다.
2019년 10월 진행된 리부트 패치는 기존 캐릭터들의 성능을 하향하고 새로운 캐릭터를 강제로 사용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개편해 유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업데이트 당일에는 19시간의 장기 점검이 진행되었으며 이후 수십 개의 버그가 발생하며 게임 내 혼란이 극심해졌다. 이로 인해 유저 이탈이 가속화됐고 매출도 급감하며 넷마블의 대표 IP였던 세븐나이츠는 위기를 맞이했다.
결국 2023년부터 업데이트를 중단했고 넷마블은 2024년 8월 22일부로 세븐나이츠의 서비스 종료를 공식 발표하며 10년 만에 막을 내렸다.
원작 서비스는 종료됐지만 넷마블은 여전히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븐나이츠2와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현재까지도 서비스가 이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리메이크 작품인 '세븐나이츠 리버스'도 개발 중이다.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올해 상반기에 출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