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지주 회장 불러 사외이사 역량 강조
5대 금융 이사회 의장·사외이사 무더기 임기 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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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금융권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요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대거 물갈이가 예상된다.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 절반 이상이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올해는 금융당국이 강도 높게 이사회에 ‘내부통제’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어 이사회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에서 "이사회의 전문성 함양은 금융회사 차원의 균형감 있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이루는데 중요한 토대가 돼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는 50분 정도 진행되는데 그쳤지만 이 원장을 포함해 이준수 금융연수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회장, 임종룡 우리금융회장,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고석헌 신한지주 전략부문장이 참석했다.
금융사 이사회는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를 위해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주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강직된 조직문화 탓에 '거수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날 행사는 금융지주 회장들을 소집해 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읽혀진다.
이 원장은 행사에서 금감원과 금융사 이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강조하고,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감원과 연수원이 준비한 사외이사 연수 프로그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3월 금융지주 주총에서 이사회 재편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KB·신한·하나·우리 ·NH 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사외이사 39명 중 28명인 71.8%가 다음달 임기가 종료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KB금융과 하나금융, 우리금융은 이사회 의장 교체가 확실시 되고 있다. 각각 권선주 KB금융 이사회 의장과, 이정원 하나금융 의장, 정찬형 우리금융 의장이 최대 임기를 채웠다. 사외이사 임기는 금융지주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최장 6년까지 가능하며, KB금융만 임기 제한이 5년이다.
단,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총 9명 중 7명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임 제한에 걸리는 이사가 없어 전원 중임이 가능하다. 윤재원 이사회 의장도 1년 더 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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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사외이사는 재임이 가능한 만큼, 교체폭이 크지 않았지만 잦은 금융사고로 그 역할이 막중해졌다. 그중에서도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 가장 재임 기간이 길고,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회의 안건 상정을 결정하는 등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독하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올해부터는 '지배구조법' 시행에 따라 금융사는 3월 주주총회 이전까지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 이 내부통제위원회의 위원장은 사외이사가 맡아야 하는데 초대 위원장은 이사회 의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이유로 상당수의 사외이사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지난해 보험사 인수 결정 과정에서 ’이사회 역할‘을 지적받은 우리금융 이사회 물갈이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이 동양생명·ABL생명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일 이사회 보고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내규에 따라 인수·합병(M&A) 추진 시 리스크관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쳐 이를 이사회 의사결정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사진들이 별다른 논의 없이 안건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에서는 7명의 사외이사 중 정 의장을 포함해 신요환(연임), 윤인섭(연임), 윤수영, 지성배 사외이사가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상태다. 지난해 선임된 이은주, 박선영 이사는 임기가 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배구조 모범규준 도입에 따라 사외이사들이 꼭 임기를 다 채우지 않아도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 상당폭의 사외이사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