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 인터뷰 "에이닷X 고도화해 그룹내 전략 수립 등에 활용…멀티모달 AI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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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SK텔레콤이 '에이닷 전화'의 통화 요약 기능에 사용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자체 개발 '에이닷X'로 100%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부사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히고 "하루 사용 횟수가 1천만건에 달하는 통화 요약 서비스에 자체 개발 AI 모델을 씀으로써 오픈AI 등 해외 AI 모델 개발사에 지불하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비용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구글이 GPT 시리즈의 조상 격인 AI 모델 '버트'(BERT)를 공개하자 한국어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한국어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인 '코버트'(KoBERT), 'KoGPT-2' 등이고 이들을 고도화한 버전이 지금 활용되는 '에이닷X'다.
에이닷X 개발에는 SK텔레콤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타이탄'이 활용됐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 1천500장가량으로 구축된 타이탄을 바탕으로 3년간 AI 모델을 학습, 고도화했다.
SK텔레콤은 AI 전화 기능 초기에는 여러 AI 모델을 함께 쓰는 '멀티 LLM 에이전트' 전략에 따라 에이닷X 모델과 오픈AI의 챗GPT, 앤트로픽 클로드 등을 함께 사용했다.
김 담당은 "통화 요약 기능에서 자체 개발 모델 에이닷X만 사용하는 방식을 1년에 걸쳐 추진했고, 이를 통해 국내 단일 LLM 서비스 중 가장 많은 트래픽일 것으로 추정되는 에이닷 전화 통화 요약 서비스에서 상당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성능 향상 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에이닷X를 SK그룹 전반이 쓰는 기본 AI 모델로 고도화하고 있다.
정부 AI 사업 수주에 성공하는 등 에이닷X 모델의 활용처를 B2B(기업간 거래), B2G(기업·정부간 거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기도 하다.
SK텔레콤 주도로 신설한 AI R&D센터가 에너지, 로봇 등 그룹 내 다양한 영역에 AI 기술을 확산하는 중심 역할을 하는데 기본 모델이 에이닷X라는 설명이다.
김 담당은 "초기에는 오픈AI 등 해외 모델 개발사와 협력했지만, 협력과 자강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SK AI의 기본적인 축이 됐다"며 "에이닷X를 인간 사고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하는 추론형 모델로 진화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SK 그룹 내 반도체, 제약, 에너지 등 각 영역에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연구개발 등에 고차원적인 과학 지식을 접목할 추론형 AI 모델로 활용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언어모델에서 나아가 다양한 양상을 다루는 멀티모달 파운데이션 모델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도 소개했다.
업무에 사용되는 문서를 이미지로 이해하는 기능이 우선 개발 중이며 연내 사내외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김 담당은 "자율주행, 로봇 등 분야에서 쓰일 멀티모달 모델 개발에 대한 고민을 염두에 두고 기술 로드맵을 작성하고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의 딥시크 모델이 던진 오픈소스 AI 활용 화두에 대해 "매우 고민스러운 부분"이라며 "오픈소스라는 커뮤니티가 워낙 강력하게 퍼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거기에 기여를 할 것인가 아니면 활용할 것인가 대해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했다.
그는 딥시크 열풍 이후 국내 AI 역량에 쏟아진 반응에 대해 "우리나라 LLM 기술이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움도 들었다"면서 "잘하는 사람들도 있고 (개발한 모델을) 공개하지 못하는 대기업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AI 모델을 선뜻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모델을 공개하면 격려와 비난이 함께 와서 개발자로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국내 AI 역량에 대한 격려의 시선도 당부했다.
csm@yna.co.kr(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