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학년도부터 자율전공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본격적인 전공 선택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학 내부에서 우려했던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인기 전공으로 학생 선호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교육 인프라 부담과 상대적으로 비인기·소수 학과의 위축 등 현실적인 문제가 실제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2025학년도부터 전공자율선택 전형이 본격 도입된 데 이어, 2026학년도 입시에서는 무전공 선발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2026학년도 정시모집 기준 숙명여대(27.7%), 이화여대(27.2%), 홍익대(21.5%), 동국대(11.1%), 서울시립대(11.5%) 등은 전체 선발 인원의 10%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전공 선택을 위해 전공박람회를 개최했는데 각 학과가 전공 특성을 설명하는 자리이면서도 실제로는 전공 간 경쟁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이었다”며 “일부 인기 학과 부스 앞에는 학생들이 몰리는 반면,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거나 비인기 학과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전공박람회가 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로 기획됐지만, 동시에 전공 간 격차를 보여주는 장면이 돼 소수학과에 대한 고민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전공선택이 끝난 또 다른 서울 사립대에서는 전자공학, 경영학 등 일부 인기 전공으로 학생 선호가 집중되는 현상이 그대로 나타났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특정 학과로 쏠림이 심한 편”이라며 “학생이 몰릴 경우 실험·실습실과 강의실 등 교육 인프라 문제에 대한 고민과 교육의 질 저하 등 우려도 나온다”고 말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전공자율선택 확대가 불러올 현실적 문제를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유예림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복지연구실장은 “무전공 선발 확대에 따라 비인기 학과의 존립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학생 선택의 문제로만 보지 말고, 소수학과에 대한 어떤 탐색 경험을 설계하느냐 즉 대학의 역할 확대 문제로 접근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 실장은 마이크로디그리 등 소단위 교육과정의 적극적 활용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운영되는 마이크로디그리는 전공 중심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은데, 이를 교양이나 융합형 마이크로디그리로 확장하면 학생 입장에서 부담을 줄이면서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구조”라며 “여러 전공의 성격과 활용 가능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학사 구조를 보다 유연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자율전공 체제에서 전공 선택의 어려움을 체감 중이다. 동대문구의 한 대학생은 “전공을 선택하기까지 교양을 듣는 1년이라는 생각보다 짧다”며 “설명회나 학과 소개 등을 통해 일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실제 진로와 내 역량·관심 성향에 얼마나 맞는지까지 체감할 수 있는 정보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단순한 전공 소개나 일회성 전공박람회, 리플릿 중심의 정보 제공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전공 지식이 실제 사회와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어떤 진로로 이어지는지 사례와 경험 중심으로 보여주는 탐색 프로그램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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