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빚쟁이들 환호했다, 우크라 국채 씁쓸한 급등

2024-11-24

📈강남규의 머니 스토리

도널드 트럼프가 컴백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다. 자산시장이 요동한다. 이른바 그의 컴백 이후 기대와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해 벌이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이어진다.

트럼프 트레이드 대명사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의 급등이다. 그런데 알려지지 않은 트럼프 트레이드가 있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달러 등 외화표시 국채(외화 채권)다. 트럼프 승리가 확인된 직후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외화 채권 값은 2024년 11월 5일 미 대통령선거 직후 눈에 띄게 올랐다. 46센트 선에서 약 51센트까지 9% 넘게 뛰었다. 11월 13일 이후 상승세를 멈추기는 했다. 하지만 한 주 남짓 기간에 9%대 상승이면 주가 변동도 놀라운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등 위기를 겪는 나라의 외화 채권 가격은 블룸버그 등 금융정보회사들이 1달러를 기준으로 환산해 표기한다. 액면 가격이 1달러라면, 현재 시세가 반값 수준인 50센트 선에서 사고팔린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 국채 값을 1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는 방식은 국내 투자자에겐 낯설다. 국내 투자자들은 채권 가격보다 수익률(만기 수익률) 방식에 익숙하다. 채권 가격이 상승한 만큼 수익률은 하락했다는 의미다.

승패보다 종전 가능성이 호재

우크라이나 외화 채권은 거래량이 많지 않다. 띄엄띄엄 거래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쟁이나 위기 와중이어서 월가 사람들의 말로 “이벤트 자산”이다.

값이 뛴 것은 “트럼프가 취임 이후 우크라이나 종전을 빠르게 추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라고 톰슨로이터 등 금융정보회사들은 시장 참여자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승리 여부보다 빠른 종전 가능성에 글로벌 채권시장이 반응했다는 얘기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겐 서글픈 현실이다.

젤렌스키와 그를 지지하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2022년 2월에 시작된 전쟁은 조국 수호를 위한 성전이다. 더욱이 지역 강대국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란 ‘차르’의 야망에 대한 숭고한 저항이다.

그러나 ‘머니드맨(moneyed man)’들엔 전쟁의 동기나 목적보다는 손에 쥔 종이증서(외화 채권)를 한 푼이라도 더 받고 팔 수 있는 때가 하루라도 빨리 오는 상황이 더 중요하다.

머니드맨은 우리 말로 옮기면 ‘돈 가진 자’다. 요즘 경제가 거의 100% 화폐를 매개로 한 시장에서 교환되는 메커니즘이어서 전혀 새로운 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16세기 유럽에서 머니드맨은 그 시절 부호이고 실세인 ‘지주 귀족’과는 구별되는 존재였다. 원격지 무역으로 쥔 화폐 자산이 그 시절 부의 대명사인 토지와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