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국방부 직접 노크…방산솔루션으로 영토 확장

2025-10-16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국방 기업·정부간거래(B2G)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단순 군용 단말기 공급을 넘어 이동식 지휘 차량의 두뇌 역할을 하는 통합 솔루션을 선보이며 미국 방산 사업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15일(현지 시간)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육군 최대 방산 전시회인 ‘AUSA 2025’에 참가했다. 삼성은 전시회에서 미군 이동식지휘차량(MRZR)에 탑재되는 지휘 통제 시스템을 처음 선보였다.

삼성의 지휘 통제 솔루션을 탑재한 폴라리스 MRZR은 미군이 기동성과 신속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입한 경량 전술 차량이다. 과거 전장을 지배했던 험비(Humvee)가 방호력 증강에 따라 무거워지고 기동성이 저하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약 878㎏에 불과한 MRZR은 험비가 접근하기 어려운 좁고 험한 지형에서도 빠르게 병력을 수송할 수 있다.

특히 V-22 오스프리 같은 수송기에 탑재해 신속 전개가 가능해 특수부대에서 주로 활용한다. 이는 전장에서 방호력이 높은 중장갑 차량과 가볍고 빠른 경량 차량을 함께 운용하는 단계적 군 현대화 전략의 일환인데 삼성의 솔루션은 바로 이 첨단 기동 플랫폼의 핵심 두뇌 역할을 맡게 된다.

지휘 통제 시스템 공개로 삼성의 미국 방산 시장 공략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솔루션 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은 미군에 ‘갤럭시 택티컬 에디션(TE)’이라는 군용 특수 스마트폰을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미 국방부와 삼성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양측은 군용 맞춤형 운영체제(ROM)를 최초로 공동 개발했고 이를 발판으로 갤럭시 S9, 갤럭시 S20, 갤럭시 S23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군용 스마트폰을 공급해왔다. 이들 단말기는 야간 투시경 모드, 무선 신호를 차단하는 스텔스 모드, 전술 라디오 및 드론 연동 기능 등 미군의 까다로운 작전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며 전장의 필수 장비로 자리 잡았다.

미군이 자국 제품인 애플 아이폰이 아닌 삼성 갤럭시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배경에는 개방성과 보안성이 자리잡고 있다. 군의 특수한 요구에 맞춰 운영체제(OS)부터 최적화가 가능한 안드로이드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삼성의 독자적인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통해 미 국가안보국(NSA)이 요구하는 수준의 보안 체제를 구현했기 때문이다.

이번 미군 전시회에서 삼성SDS의 역할은 기술적 진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삼성SDS는 △군용 기기의 수명 주기 전반을 관리·보호하는 ‘보안 모빌리티’ △검증된 사용자만 데이터에 접근하도록 통제하는 ‘제로 트러스트 플랫폼’ △군수물자 공급망을 효율화하는 ‘임무 중심 물류’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미 국방부가 삼성의 하드웨어를 도입하는 순간부터 폐기할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보안 서비스를 삼성그룹이 원스톱으로 제공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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