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상 좀 퍼 날라라.”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좀비 주니어’ 유주상(31) 데뷔전 경기가 끝나고 이런 지시를 내렸다. 파이터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기로 유명한 화이트 대표는 유주상이 한국의 새로운 격투기 스타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선 모양이다.

유주상은 8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UFC 316: 드발리쉬빌리 vs 오말리 2’ 언더카드 페더급(65.8kg 이하) 매치에서 제카 사라기(30·인도네시아)를 1라운드 28초만에 물리쳤다.
로드 투 UFC를 거쳐 옥타곤에 입성한 사라기는 기대주로 꼽혔다. 여기에 인도네시아 최초의 UFC 파이터로 자국 내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은 선수다. 특히 93% 피니시율을 자랑할 정도로 강력한 한방을 갖춘 타격가로 UFC에서 1승1패를 기록 중이었다. 이런 사라기는 유주상 앞에서 30초를 버티지 못했다.
사라기 펀치 거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던 유주상은 사라기가 뻗은 오른손 스트레이트가 코 앞에서 멈추자 그대로 왼손 훅을 던졌다. 유주상 주먹은 그대로 비어있던 사라기 턱에 꽂혔고, 돌진하던 사라기는 앞으로 쓰러졌다. 유주상이 꼬꾸라진 사라기에게 파운딩을 내리 꽂았고, 심판은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했다. 이 경기는 가장 화끈한 경기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됐고, 유주상은 상금 5만 달러를 차지했다. 유주상은 “코리안 좀비(정찬성)가 저를 UFC로 인도했다”며 “그가 이루지 못한 목표를 이제 내가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이벤트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자리했다.
유주상은 이번 경기를 포함해 통산 9승 무패를 기록 중인 파이터다. 이날 UFC 무대에 오르면서 ‘스턴건’ 김동현 이후 옥타곤에 선 25번째 선수가 됐다.
유주상은 데뷔 전부터 화이트 대표의 기대를 받았다. 화이트 대표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운영하는 ZFN 대회를 지켜보다 유주상의 가능성을 봤다. 여기에서 유주상은 로드 투 UFC 시즌 3 페더급 준결승 진출자 카와나 마스토(일본)을 1라운드만에 카운터 펀치로 마무리했다.

이후 화이트 대표는 인재를 찾기 위한 리얼리티쇼인‘루킹 포 파이트’에 유주상을 선택했고, 이를 계기로 유주상은 옥타곤에 설 수 있었다.
화이트 대표 뿐만 아니라 정찬성을 은퇴시킨 맥스 할로웨이 역시 유주상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할로웨이는 한국에서 유주상과 스파링을 마친 뒤 “오는 7월 함께 훈련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페더급 15위권 선수들과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칭찬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