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권, 고운이치과의원 대표원장(통합치의학전문의, 치의학박사)

제주는 6월 말부터 장마기간이 시작됐지만 아직까지 비가 시원하게 내리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벌써 뜨거운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와 여름의 열기가 엄청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뜨거운 여름을 떠올리니 열기를 식혀주는 아이스 커피, 아이스크림, 냉면, 팥빙수가 문득 떠오릅니다.
하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뜨거움을 식혀주는 반가운 먹거리들이 통증으로 떠올려지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왜 시린 걸까요?
차가운 물을 한 모금 마시는 것만으로도 치아에서 전기 통하듯 ‘찌릿’함이 느껴지거나, 잇솔질을 할 때마다 날카로운 통증을 느껴질 때 일상에서는 이를 흔히 ‘이가 시리다’라고 표현하는데, 치과에서는 ‘지각과민 증상’이라 표현합니다.
‘지각과민 증상’의 원인에는 여러 복합적인 것들이 있겠으나 크게는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치과적인 용어로는 ‘치경부 마모증’으로 인한 것입니다. 치아는 법랑질이라고 하는 단단한 방어막층으로 한 꺼풀 둘러 싸여 있는데, 보호막 역할을 하는 법랑질이 손상될 경우, 치아 내부의 상아질이라고 하는 층이 드러나게 돼 외부 자극(특히, 냉자극)에 노출될 때마다 치아의 신경을 자극하면서 찌릿한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두 번째로는 잇몸이 내려가면서 치아의 뿌리 부분이 노출되는 ‘잇몸퇴축’도 시림의 요인입니다.
보통 나이가 들어갈수록 잇몸은 조금씩 내려갈 수 있지만, 잇몸질환이 동반되면 그 속도는 빨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잇몸과 잇몸뼈에 둘러싸여 있어야 할 치아 부분이 드러나 자극에 예민해지게 됩니다.
이외에도 치아 충치가 있는 경우 또는 치아에 미세한 균열이 있는 경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최근 치과에서 스케일링이나 미백치료를 받은 직후라면 일시적인 민감성이 증가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증상이 경미하다면, 시린 이를 위한 기능성 치약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거나 특정 치아에만 시림이 집중되는 경우에는 치과를 내원해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 및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 시림 증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이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질 경우, 이를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린 치아로 인해 즐거운 식사나 대화에 제약을 느끼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내 치아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이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작지만 꾸준한 관리가 치아의 수명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