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수자원공사 윤석대 사장, 중대재해·직원 비위·졸속 투자심사 '진땀'(종합)

2024-10-17

17일 국회 환노위,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

안호영·이용우 의원 "중대재해 반복 발생" 지적

김태선 의원 "투자심사위, 거수기 전락…독립성 필요"

김소희 의원 "직원 배임으로 3000억 손해…솜방망이"

윤석대 사장 "희생자와 유가족에 죄송…철저 대응"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한국수자원공사가 17일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반복되는 중대재해와 숙고하지 않은 투자심사 결정, 직원 비위 등 전반적인 업무 행태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 투자심사위, 1시간마다 약 1조 규모 사업 검토…4년간 사업 101건 검토에 4730분

한국수자원공사 투자심사위원회가 대규모 사업을 형식적으로 심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4년간 심사된 101건의 사업은 한번의 '반대'나 '유보' 없이 졸속으로 의결 처리됐는데, 전체 규모는 약 60조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성이 제기된 대규모 사업도 별다른 이견 없이 지나치게 빨리 통과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17일 환경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대표적으로 1조7600억원이 투입되는 용인 첨단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용수공급 사업에서는 용수확보를 위한 제도적 미비와 반도체 시장의 투자 불확실성이 지적됐지만 반대표를 던진 위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심사에 걸린 시간과 과정도 질타를 받았다. 김태선 의원이 받은 수자원공사 자료에 따르면 4년 동안 총 4730분에 걸쳐 101건의 사업이 심의됐지만, 코로나19로 서면 심사가 포함된 2021년을 제외하면 각 회의당 평균 1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공사 투자심사위는 안건당 평균 47분 만에 조 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을 심사한 셈이다. 1시간마다 9896억원 규모의 사업이 검토된 것으로, 심사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태선 의원은 이번 심사위원회의 운영을 두고 "국민 혈세를 자기 돈처럼 생각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투자심사위원회는 수자원공사의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사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공사 규정에 따르면 위원회의 장은 기획부문 이사가, 부위원장은 심사부서의 장이 맡고 10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외부위원이어야 하지만 실제 외부위원의 참여율은 저조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대청수력 발전설비 현대화 사업' 심의에서는 참석한 9명의 위원 중 외부위원은 3명에 불과했다. 외부위원이 불참한 가운데 내부 위원이 심사를 주도했고 사실상 수자원공사의 의지가 반영된 결정을 내리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김태선 의원은 "투자심사 과정에서 외부위원 비율을 70~80%로 확대하고,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임명해 독립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 사장은 중대재해에도 휴가…직원들은 배임 손해 3000억에 횡령 10억

수자원공사는 윤석대 사장과 함께 직원 전반의 기강 해이 문제도 반복적으로 지적받았다.

환노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윤석대 사장 취임 이후 중대재해사고가 5건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윤 사장은 중대재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그럴 때마다 휴가를 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만약 다시 한번 이런 식의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지고 직에서 내려오시는 것이 맞을 것 같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윤석대 수자원공사 사장은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앞으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최근 3년으로 확대하면 중대재해 6건, 사망자 8명인데 모두 떨어짐이나 무너짐, 낙하, 추럭 등 원시적 재해"라며 "공사 내부 안전보건관리규정은 위험 작업의 경우 2인1조를 원칙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1인 근무를 해 수사를 받고 있지 않냐"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은 이날 "수자원공사가 국제테마파크 용지 매각으로 입은 손실 추정치가 최소 3000억원 이상이다"라며 "사업자 공모지침을 임의로 변경하고 수공 본부 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아 업무상 배임, 업무방해 등 혐의가 있는 직원 3명은 정직 1개월, 견책, 감봉 등 징계 처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김소희 의원에 따르면 수자원공사 직원 3명은 사업자 공모지침을 임의로 변경하고 수공 본부위원회 보고를 누락시키면서 최소 6000억원 이상에 매각 가능했던 수공 소유 국제테마파크 용지를 3256억원에 팔았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지난 2022년 10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기관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김소희 의원은 "직원들은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식으로 감사를 받았다"며 "형사고발을 통해 원점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희 의원은 "국제테마파크 부지 매각 당시에는 1m²당 11만3000원으로 계산해 총 3256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인 2019년 관광레저용지에 접한 철도용지 2필지를 매각할 때는 1m²당 18만1000원, 23만2000원에 매각했다. (주요 국제테마파크 부지를) 철도용지 가격의 48%, 68% 수준으로 헐값에 판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희 의원은 "감정평가에 참여한 감정평가사 진술에 따르면 자연녹지지역이었던 국제테마파크 부지를 관공레저용지로 지정받아서 개발을 하게 될 경우 최소한 2배 이상 땅값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부산에코델타시티사업단에 근무하던 한 직원은 본인이 지급해야 할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지급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 2014~2020년 약 83억원을 횡령했다"며 "이를 알게 된 다른 직원 2명은 해당 직원을 말리지 않고 같이 동참해 전체 횡령액이 약 103억원"이라고 짚었다.

우 의원은 "개별 사건으로 보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것은 하나의 흐름으로 보인다"며 "조직 자체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hee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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