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복판 리모델링 공사 중이던 대형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공사 현장 화재 안전 관리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서울센터빌딩에서 불이 나 1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작업 중이던 공사 관계자 12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은 같은 날 합동 감식을 진행했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서울센터빌딩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유리창 시공이 되지 않은 창문으로 연기가 빠져나가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창문이 막혀 있었다면 연기 흡입으로 인한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2월 6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친 부산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국립한글박물관 화재 등 공사 중 화재 사고가 잇따르며 안전 관리 부실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공사 현장은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을 인위적으로 정지해 두는 경우가 많다. 작업 중 오작동 가능성, 소방 시설 보수 및 배선 공사 등의 이유에서다. 이런 관행이 화재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반얀트리 리조트 화재 당시에도 화재 감지기를 포함한 소방시설이 덮개로 막혀 있던 것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 한글박물관 화재 때도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 비슷한 문제가 이전에도 지적됐지만 되풀이되는 실정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전국 공사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2732건에 달했다. 연평균 546건꼴이다. 이로 인해 같은 기간 46명이 숨지고 202명이 다쳤다. 재산 피해액은 약 68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화재 원인으로는 용접·절단·연마 작업 중 발생한 불꽃, 담배꽁초 등 부주의가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공사 현장은 건설 자재가 쌓여 있어 대피로 확보가 어렵고, 가연물의 양이 많아 일반 건축물보다 화재에 더 취약하다”며 “공사 중 불가피하게 일부 층의 소방시설을 정지해야 한다면 이를 소방서와 사전에 협의하고, 임시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등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공사 편의를 위해 소방시설을 포함한 전체 차단기를 내려버리는 관행도 문제”라면서 “건물마다 배치된 소방안전관리자가 공사 현장 감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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