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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유찬은 올 시즌 등 번호를 13번으로 바꿨다. 지난해까지 두산 내야를 지키다 KT로 이적한 허경민의 번호다. 이유찬은 “(허)경민이 형 이적하고 나서부터 계속 13번을 내가 달아야 하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변경 기간에 일찍 출근해서 제일 먼저 13번 달겠다고 적었다”고 말했다.
이유찬이 13번을 달았고, 이적한 허경민도 KT에서 원래 번호를 이어간다. 여기에 얼마 전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내야수 전민재도 새 번호로 13번을 택했다. 이유찬과 같은 이유다. “허경민 선배가 너무 좋아서”다. 지난해 한솥밥을 먹던 내야수 3명이 뿔뿔이 흩어졌지만, 등 번호는 오히려 하나로 같아졌다. 전에 없던 새로운 인연이 생겼다.
이유찬은 “민재까지 13번을 달면서 경민이 형이 단체 채팅방을 하나 만들었다. 서로 다 잘해서 13번들끼리 골드글러브 시상식에서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허경민이 이적했고, 유격수 김재호도 은퇴했다. 남은 선수들의 역할이 커졌다. 이유찬도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허경민의 등 번호를 이어받은 건 그런 의지의 한 표현이다. 호주 시드니 훈련 중 취재진과 만난 이유찬은 “(김)재호 형이 큰 나무 같은 존재라서 저도 그 그늘에서 쉬기도 했고 많이 배웠다”면서 “이제 저도 어린 나이도 아니니까 솔선수범도 하고, 재호 형만큼은 아니더라도 좀 큰 나무가 돼서 어린 선수들이 많이 보고 배울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이유찬은 억대 연봉 대열에 올랐다. 올해 역할은 더 크다. 내야 무한 경쟁에서 일단은 이유찬이 한발 앞서 있다는 게 공통적인 평가다. 지난 시즌 팀 사정상 외야 수비까지 봤던 이유찬 역시 올 시즌은 확고한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150안타 목표를 잡았고, 전과 다른 방향성도 세웠다.
이유찬은 “박석민 타격코치님이 짧고 강한 타구를 많이 만들라고 많이 말씀하신다. 어떻게 보면 인제야 저한테 맞는 옷을 입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전까지는 담장을 넘기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체격과 비교해 파워는 부족하지 않는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이제 장타 욕심 대신 강한 타구를 최대한 그라운드 안으로 보내자는 생각이다. 이유찬은 “강한 타구에 집중하니까 오히려 연습에서도 넘어가는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짧지만 최대한 강하게, 야구장 안에 넣으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산 내야는 올 시즌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3루수 강승호를 시작으로 내야 4자리 중 3자리가 바뀐다. 개막 유격수가 누구일 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이유찬이 유격수로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준다면 과도기의 혼란 또한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