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야겠다는 생각 뿐" 육아휴직 간호사, 기내 응급 환자 살렸다

2025-09-08

지난달 8일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인천으로 향하려던 에어서울 항공기 안. "응급 환자가 발생해 의료진을 찾는다"는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한 한국인 남성이 전신 발작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른바 '닥터 콜'이었다. 그러나 당시 기내에는 의사가 없었다.

이때 나선 이가 의정부을지대병원 소속 간호사 김지혜(34)씨였다. 지난해 8월부터 육아 휴직 중인 그는 남편과 돌이 채 안 된 딸과 함께 귀국하던 길이었다.

김씨는 자신이 간호사임을 밝히고 기내 뒤편으로 가 환자 A씨의 혈압과 맥박을 측정하며 상태를 살폈다. 뇌전증을 앓고 있던 A씨는 김씨의 응급 처치 덕분에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지연 중이던 항공기도 이륙하게 됐다.

착륙을 앞두고도 위기는 또 있었다. A씨가 다시 비슷한 증상을 호소한 것이다. 김씨는 끝까지 곁을 지키며 응급 처치를 이어갔고, 항공기는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다.

이런 내용은 병원 측이 8일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병원 측은 "김씨가 내과 전담 간호사로 일하며 중증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던 덕분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13년부터 간호사로 일해 온 13년 차 간호사다. 닥터 콜은 베테랑 간호사인 김씨도 처음 겪는 일이라고 한다.

그는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하늘에서 의사도 없이 혼자 처치한다는 게 조금 두렵기도 했지만, 어떤 간호사라도 했을 일"이라며 "환자를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였다"고 말했다.

항공사는 김씨의 용기와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병원에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씨는 "1시간 30분이라는 비행 동안 남편이 어린 딸을 혼자 돌보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며 "딸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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