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밀고, 허리에 밴드 묶고···키움의 35세 야생마, 이대로 무너질 순 없다

2025-04-23

야시엘 푸이그(35)는 녹록지 않은 ‘키움 시즌2’를 보내는 중이다. 2022년 키움의 전성기를 함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만큼 그를 향한 기대치가 높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긴 푸이그는 이제 피나는 노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

푸이그는 지난 2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3회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타구의 궤적을 확인한 푸이그는 후련한 표정으로 베이스를 돌아 홈으로 들어왔다. 2-0으로 앞서고 있던 키움은 푸이그의 추가 타점에 힘입어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푸이그는 이날 타석에 오를 때마다 유독 큰 주목을 받았다. 직전 경기까지 2경기 연속 무안타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홈런은 지난 4일 NC전, 마지막 멀티 히트는 지난 8일 LG전이었다. 4월 타율은 1할대로 떨어졌다. 지난 20일 KT전에서는 어설픈 수비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연봉 100만 달러를 주고 다시 데려온 에이스에게 기대되는 성적은 아니었다.

사령탑은 푸이그에 대한 단단한 믿음을 드러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2일 경기 전 “푸이그는 2022년과 달리 굉장히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 선수의 인성이나 태도에 대해서는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첫 타석에서 3구 삼진으로 물러난 푸이그는 두 번째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자신을 향한 기대에 화답했다.

지난 15일 “안타를 치지 못하면 수염을 밀겠다”라고 선언했던 푸이그는 다음날 트레이드 마크인 수염을 깨끗하게 밀고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그러나 마음가짐만으로는 되지 않았다. 부진이 이어지자 오윤 타격코치와 함께 ‘특훈’에 나섰다. 푸이그는 타격 밸런스를 잡기 위해 22일 경기 전 허리에 밴드를 묶고 훈련을 했다.

푸이그는 22일 경기 후 “오윤 타격코치님이 지금은 너무 몸이 앞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조언해주셔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밴드를 착용하고 훈련을 했다”라며 “그동안 나쁜 볼에 헛스윙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존 안에 들어오는 공만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이 나를 믿어주는 만큼 그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푸이그는 2022년에도 시즌 초반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5월 타율은 0.204에 그쳤다. 그러나 여름에 접어들면서 타격감이 급부상했다. 홍 감독이 “한번 분위기를 타면 공수에서 본인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시즌은 길고 푸이그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할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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