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이 새해 기업경기 '발목'…새해 1분기 체감경기 '찬바람'

2025-12-28

새해 1분기 수출기업의 경기전망이 반등했지만 고환율과 고비용 여파로 기업 체감경기는 기준치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8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전망지수는 직전 분기(74)보다 3P 오른 77로 집계돼 2021년 3분기 이후 18분기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BSI는 100 이상이면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관세 충격으로 급락했던 수출기업 전망지수는 90으로 16P 상승했지만 내수기업 전망지수는 74에 그치며 전체 체감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전망지수가 75로 대기업과 중견기업(각각 88)에 비해 크게 낮았다.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은 관세 불확실성 완화 효과를 봤지만,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며 체감경기가 정체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14개 조사 대상 업종 가운데 기준치를 웃돈 업종은 반도체와 화장품 등 두 곳에 불과했다. 반도체는 전 분기 대비 22P 오른 120을 기록했고, 화장품은 가장 큰 상승폭(52P)을 나타냈다.

조선 업종은 19P 상승한 96을 기록했다. 자동차도 전망지수가 17P 올랐지만 글로벌 시장 둔화 우려로 77에 머물렀다.

반면 고환율로 원가 부담이 커진 업종들의 전망은 부진했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높은 식음료는 환율 상승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14P 하락한 84를 기록했다. 전기 업종 역시 구리 가격 상승 영향으로 21P 하락한 72에 그쳤다.

비금속광물은 건설 경기 침체에 고환율 부담이 겹쳐 가장 낮은 전망지수를 나타냈다. 대미 관세율이 50%로 유지 중인 철강 업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고환율 부담이 겹쳐 5분기 연속 70선 이하에 머물렀다.

고환율이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 응답보다 부정적 응답이 4배 이상 많았다.

최근 지속된 고환율로 기업 실적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38.1%였다. 수출 실적이 개선됐다고 답한 기업은 8.3%에 불과했다. 고환율 영향이 크지 않다고 응답한 기업은 48.2%로, 이 가운데 37.0%는 사업 구조상 환율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 나머지 11.2%는 긍정·부정적 효과가 상쇄돼 실적 변동이 미미하다고 밝혔다.

올해 경영 성과가 연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는 응답도 다수를 차지했다. 매출의 경우 65.1%가 목표 대비 미달했다고 답했다. '10% 이상 미달'이 32.5%, '10% 이내 미달'이 32.6%로 비슷했다. 연간 매출 목표를 달성한 기업은 26.4%, 초과 달성은 8.5%에 그쳤다.

비용 상승 요인이 누적되면서 영업이익 목표 달성률은 매출보다 더 낮았다. 영업이익 실적이 목표에 미달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68.0%로, 매출 실적 미달 기업보다 2.9%포인트 많았다. 영업이익 목표를 달성한 기업은 25.4%, 초과 달성한 기업은 6.6%였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정부는 성장 지향형 제도 도입과 규제 완화, 고비용 구조 개혁 등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며 “위기 산업 재편과 AI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로 제조업 경쟁력 회복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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