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두 배 늘려 1위 하겠다더니…또 ‘이것’에 발목 잡혔다 [위기의 굴 수출①]

2025-03-25

정부, 1월에 굴 양식산업 발전 방안 발표

개체굴 중심 수출 1억6000만 달러 목표

최근 미국 수출 냉동 굴 ‘노로바이러스’ 나와

위생 신뢰 확보가 관건, 강도 높은 대책 필요

세계 1위를 노리던 굴 수출이 암초를 만났다. 정부가 연초 브리핑을 통해 굴 양식산업 발전 방안까지 발표했지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품청(FDA)에서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이유로 한국산 냉동 굴에 대한 판매 중단 결정을 하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FDA는 최근 한국 경남 통영에서 생산한 냉동 반(半) 껍질 굴 일부가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결정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지난해 1월 30일과 2월 4일 수확해 냉동한 굴이다.

미국이 한국산 굴 회수·판매 중단 결정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2년에는 한 수산물 업체가 수출한 생굴과 냉동 굴 제품이 13개 주에서 판매 중단됐다. 이듬해 같은 제품이 다시 한번 리콜(회수 조치)됐다. 이후 지난해 4월과 5월에도 통영산이, 6월에는 거제산 굴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으로 전량 판매 중단됐다.

올해 굴 수출을 두 배 늘리겠다던 정부로서는 이번 FDA 리콜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산 굴에 대한 안전성 신뢰에 금이 가는 것은 물론, 향후 유럽 지역 수출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지역은 정부가 수출 확대를 위해 정성을 쏟는 곳이다. 지난 1월 굴 양식산업 발전 방안 발표 당시 정부는 껍질째 파는 ‘개체굴’을 중심으로 유럽 시장 수출 확대 계획을 내놓았다.

참고로 개체굴은 알굴(깐 굴)보다 가격이 높다. 이에 해수부는 일반 굴 어가의 개체굴 전환을 지원해 1% 수준인 개체굴 생산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늘리기로 했다.

해수부는 지난 1월 ‘굴 양식산업 발전 방안’에서 세계 굴 수출 1위 달성 목표로 2030년까지 생산량 10만t 확대, 수출액 1억6000만 달러 달성을 위한 전략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굴 생산을 대형·현대화하고 굴 양식 집적화단지와 굴 양식 전용 어항을 조성하기로 했다. 굴 주산지인 경남 통영과 거제, 전남 여수 등에 산재한 가공 시설을 한곳에 모아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집적화단지에는 종자 생산장과 가공공장 등이 들어서게 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굴 양식장 오염원 유입 방지 시설물 설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굴 생산 해역 인근 하수도 보급률을 높이고 소형 선박을 대상으로 오염원 배출 행위 교육을 강화한다. 지정 해역이 아닌 곳도 지정 해역과 유사한 수준으로 해역관리기법을 접목해 오염 방지시설을 늘린다.

당시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굴은 다른 수산물과 달리 세계적으로 소비가 많은 만큼 기업은 세계 시장 진출 기회 요인”이라며 “이번 대책을 통해 전통적인 굴 산업에서 탈피해 자동·스마트화한 산업으로 변모해 양질의 안전한 굴을 생산하고 세계 1위 굴 수출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정부 대책이 제대로 추진되기도 전에 FDA 사태가 터지면서 굴 양식 업계는 시름이 깊다.

굴수하식수협 관계자는 “굴 단가는 계속 하락하고, 소비는 줄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굴을 먹지 마라’는 언론 보도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미 힘든 상황에서 소비자 불안까지 커지면서 어민들의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굴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국 굴의 품질과 맛이 세계 최고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노로바이러스가 앞으로도 반복해서 나오게 되면 잃어버린 신뢰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양식장 오염 문제부터 일부 몰지각한 양식업장의 비위생적 행위에 대한 강도 높은 단속까지 전방위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온 상승 탓? 양식 환경·정화 시스템까지 총체적 문제 [위기의 굴 수출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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