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푸드가 식물성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 사업을 사실상 철수한다. 이는 앞서 식물성 대안식품 해외 법인을 청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한때 미래 성장 동력으로 추진된 대안식품 신사업은 현상 유지 혹은 축소 운영에 그치게 될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 브랜드의 제품 운영을 중단한다. 현재 베러미트 브랜드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식물성 런천 캔 햄 1종이다. 식물성 런천 캔 햄은 현재 재고 물량을 판매 중이며 소진 시 브랜드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앞서 출시했던 콜드컷 슬라이스 햄과 소시지 패티, 프랑크 소시지, 미트볼 등 제품은 생산이 중단됐다.
베러미트 사업 종료는 예견된 수순이다. 당초 베러미트는 국내에서 시범 사업을 거친 뒤 식물성 대안식품 시장이 성숙한 해외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베러미트를 출시한 후 이듬해 9월 미국법인 '베러푸즈(Better Foods Inc.)'를 설립한 바 있다.
그러나 글로벌 대안식품 시장이 침체하면서 베러푸즈의 실적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베러푸즈는 ▲2022년 영업손실 3600만원 ▲2023년 11억7800만원 ▲2024년 18억6100만원으로 창사 이래 내내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지난해 약 1100만원에 그쳤다.
결국 신세계푸드는 지난 5월 이사회를 통해 베러푸즈 사업을 종료하고 법인을 청산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국내 대안식품 B2C 사업인 베러미트도 중단하기로 결정한 모양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국내외 대안식품 시장이 정체됐다고 판단해 미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대안식품 관련 기존 역량을 유지·활용해 국내 사업은 지속할 예정"이라며 "B2C 제품 생산은 조절하되 대안식품 원료육 등 B2B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가 베러푸즈와 배러미트 사업을 중단하면서 대안식품 브랜드로는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만 남게 됐다. 다만 유아왓유잇마저도 간편식 제품의 품목을 줄이고 있다. 제품 품목은 작년 13종에서 현재 본사 직영몰 기준 2종(라이스 베이스드 쌀우유, 떡튀순)으로 줄었다. 서울 코엑스에서 운영 중인 유아왓유잇 외식 매장은 그대로 유지한다.
신세계푸드의 신사업 기조가 달라진 건 지난해 10월 강승협 대표가 취임하고 난 이후부터다. 강 대표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에 힘쓰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3년간 외형 성장은 이뤄냈지만, 수익성이 부진해 영업이익률은 매년 1%대에 그쳤다. 신세계푸드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2022년 1조4110억원(1.5%) ▲2023년 1조4890억원(1.8%) ▲2024년 1조5348억원(1.4%)으로 나타났다.
비핵심 사업 철수와 함께 자금 확보를 위한 매각도 추진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단체급식 사업 부문을 아워홈 자회사 고메드갤러리아에 영업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금액은 12000억원이다. 단체급식 부문은 연 매출은 약 2700억원, 전체 매출의 17.9%에 해당한다.
신세계푸드는 이를 토대로 주력 사업인 베이커리와 프랜차이즈 버거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베이커리는 B2B 시장에 집중해 냉동 제품군을 확대하고, 버거 브랜드 '노브랜드버거'는 창업비용을 40% 낮춘 새 가맹모델을 도입해 점포 확장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세계푸드의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3%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08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사업 재편의 일환"이라며 "베이커리·프랜차이즈 버거·식자재 유통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