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컨트롤타워 재건 속도 낼까…정현호·박학규 '한 팀'에

2024-11-27

정현호 부회장 유임에 박학규 사장 합류

이재용 회장 신임 두터운 인사, 한 팀에서 뭉쳐

사업지원TF에 힘 실리며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될 듯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정현호 부회장과 박학규 사장이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에서 한 팀으로 뭉쳤다.

삼성전자 2025년 사장단 인사에서 정현호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장 부회장이 유임한 가운데 박학규 DX(디바이스경험)부문 경영지원실장이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이동했다. 정현호 부회장과 박학규 사장은 모두 삼성전자 내에서 이재용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로 사업지원TF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삼성의 컨트롤타워 재건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삼성전자는 2025년 사장단 인사에서 박학규 사장을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

박학규 사장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지원그룹장,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SDS 사업운영총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전자 내 핵심 사업과 부서를 두루 경험하면서 전체 사업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이재용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베트남 현지에서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를 만나 삼성전자의 베트남 투자 확대를 논의하는 등 외부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이 회장의 최측근인 정현호 부회장이 물러날 경우 후임 TF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비서실이나 미래전략실과 같은 컨트롤타워 조직이 해체되면서 각 사업군별 TF를 가동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현호 부회장이 TF장을 맡으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는 사업에만 힘이 실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혁신'이 더뎌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정현호 부회장의 용퇴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이번 인사에서 변동은 없었다. 검찰이 지난 25일 부당합병 등에 관한 항소심에서 이 회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하는 등 사법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은 부담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현호 부회장과 박학규 사장이 한 팀에서 만나면서 사업지원TF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현재 사업지원TF는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계열사 간 시너지 발굴 등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과거 미전실과 같은 과감한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

삼성전자가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굵직한 이슈에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TF가 전자를 중심으로 한 사업지원을 비롯해 금융, 건설 부문으로 쪼개져 운영되다 보니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과거 미전실과 같은 컨트롤타워 부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경영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컨트롤타워의 재건,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혁신적인 지배구조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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