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수천명 몰렸는데 일본도 '우르르'"…작별 인사 나누려는 팬들로 인산인해

2025-12-18

일본에 사는 자이언트판다 두 마리가 내년 1월 하순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확정된 가운데 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려는 팬들의 발길로 동물원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다음 달 중국으로 돌아갈 예정인 인기 쌍둥이 판다를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도쿄 우에노 동물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도쿄도청은 최근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25일까지 자이언트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를 만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쌍둥이 판다를 보기 위해서는 사전 온라인 예약이 필수이며, 23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는 예약 후 선착순 방문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추첨제로 운영된다.

동물원 측은 안전사고와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관람 인원을 엄격히 제한했다. 관람 시간은 1인당 1분 내외로 제한되고 하루 최대 4800명만 쌍둥이 판다를 볼 수 있다. 30분당 입장 인원도 최대 400명으로 제한됐다. 예약 첫날인 23일 티켓은 몇 분 만에 매진됐고, 동물원 웹사이트는 일시적으로 접속 장애를 겪었다.

몇 시간을 기다려 쌍둥이 판다를 만났다고 밝힌 50대 팬은 "샤오사오가 느긋하게 쉬는 모습이 귀엽다"면서 "더 이상 일본에서 판다를 볼 수 없다는 점이 정말 아쉽고 쓸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과 중국의 갈등으로) 지금은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먼 훗날 다시 와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즈키 히토시 사육사는 "쌍둥이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의 탄생은 동물원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면서 "남은 한 달 동안 판다들이 건강하게 지내고 중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현지 매체 NHK는 긴 대기 줄에 대한 우려와 함께 판다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는 아쉬움과 슬픔이 시민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다수 언론도 일본 매체 보도를 인용해 이 소식을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자이언트판다를 보기 위한 일본인들의 예약으로 동물원 웹사이트가 마비가 됐다고 한다" "일본 팬들이 쌍둥이 판다와 작별 인사를 나누기 위해 동물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등의 제목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자이언트 판다 관람을 위해 예약 및 추첨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아니다"라면서 2023년에는 샹샹이, 2020년에는 단단이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제한된 방문객들에게만 공개됐다고 밝혔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는 2021년 6월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태어난 쌍둥이판다다. 이들의 부모인 '리리'와 '싱싱' 은 지난해 9월 이미 중국으로 돌아갔다. 당초 쌍둥이 판다의 반환 일정은 2026년 2월 20일이었으나, 최근 일본과 중국 간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정이 앞당겨졌다.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판다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 일본에 들어왔다. 중국은 자국에만 서식하는 자이언트판다를 외교적 우호의 상징으로 선물하거나 대여하는 이른바 '판다 외교'를 이어왔다. 다만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라도 만 4세 전후가 되면 반드시 중국으로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일본을 떠나면 일본은 1972년 이후 처음으로 '판다 없는 나라'가 된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된 바 있다. 국내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지난해 4월 3일 중국으로 떠났다. 이로 인해 용인 에버랜드에는 이른 새벽부터 약 6000명의 팬이 모여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팬들은 새벽 4시부터 정문 앞에서 입장을 기다렸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온 김윤정 씨는 "푸바오가 가는 길을 마지막으로나마 보고 싶어서 멀리서 왔다"며 "우리에게 행복을 준 보물 푸바오의 행복을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온 또 다른 팬 역시 "오늘 새벽 일찍 출발해 좀 전에 도착했다"며 "푸바오로 인해 많은 행복을 받았기 때문에 마지막 배웅길에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푸바오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측이 마련한 전세기를 타고 쓰촨성 자이언트판다보전연구센터 워룽 선수핑 기지로 이동했다. 에버랜드에서 태어나 생활한 지 1354일 만이다.

팬들은 "푸바오야 잘 가", "행복해야 해"라고 말하며 눈물 속에 이별을 나눴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의 상징으로 보낸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에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국내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판다로서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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