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여러분, 정치인을 미워하더라도 정치를 버리시면 안됩니다.”
12.3 계엄내란 사태 이후 1980년 계엄 사태를 담은 영화들에 이어 TV속 정치 드라마에까지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최근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SBS ‘대물’(2010), JTBC ‘보좌관’(2019), 넷플릭스 ‘돌풍’ 등 대한민국 정치계를 다룬 드라마 속 대사가 인기다. 정치적 대혼돈 속에서 정치 드라마에서 다뤄진 갈등과 해결법을 통해 대한민국을 비춰보는 것이다.
SBS ‘대물’은 해고 아나운서 출신 여성이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24부작 드라마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고현정, 권상우, 차인표가 주연을 맡았으며 마지막회는 27.8%의 높은 시청률(닐슨 코리아, 전국)을 기록했다.
‘대물’은 잠수함 사고, 대통령 탄핵, 미국과 중국 간의 외교 문제 등 여러 정치적 이슈가 등장한다. 마지막회에서 대통령 서혜림은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할 텐데”라며 세상이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초심을 잃은 정치인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백성민 전 대통령(이순재 분)은 “국민적 화합을 위한 국민을 감싸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서혜림 대통령은 퇴임사에서 “국민 여러분, 정치인을 미워하더라도 정치를 버리시면 안됩니다. 정치를 사랑해주셔야 합니다”라고 호소한다.
올해 6월 넷플릭스에서 방송된 ‘돌풍’ 은 명대사 맛집으로 불릴 정도로 대사 하나 하나가 주옥 같았다.
‘돌풍’은 세상을 뒤엎기 위해 대통령 시해를 결심한 국무총리와 그를 막아 권력을 손에 쥐려는 경제부총리 사이의 대결을 그린 드라마다.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이 되는 주인공 박동호는 설경구가, 경제부총리 정수진은 김희애가 연기했다.
드라마에는 “거짓을 이기는 건 더 큰 거짓말” “정치는 산수가 아니야 수학이지. 변수도 있고 상대가 모르는 미지수도 있어” “정치를 하다보믄 X을 푸지게 싸는 날이 있을끼다. 부끄러워 하지 마라. 끝까지 우기면 언젠가 나를 본 사람도 자신의 기억을 의심할끼다” 와 같은 실감나는 정치적 대사들이 등장한다.
누리꾼들은 “어둠이 어둠을 이기고 빛을 참칭하고 있을 뿐입니다. 왼쪽의 어둠을 거둬내고 오른쪽의 어둠을 부수고, 새로운 세상을 열겠습니다” “당신이 만든 미래가 역사가 되면 안되니까. 소용돌이 시작입니다” “김구 선생이 친일파 경찰에 잡혀 밤새 고문을 당한 날, ‘백범일지’에 이렇게 썼지. ‘친일파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는 더 열심히 독립운동을 해야겠다’” 등 세상을 바꾸겠다는 주인공 박동호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대사들을 곱씹으며 대통령 ‘탄핵의 강’을 함께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