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사료회사 '피드앤케어' 매각 추진…이번에는 성공할까

2025-09-11

[비즈한국] CJ제일제당이 사료 자회사 CJ피드앤케어의 매각을 추진한다. M&A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유럽의 사료기업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CJ피드앤케어는 2019년 CJ제일제당의 생물자원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됐다. 2019~2020년에도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글로벌 사료 제조업체 뉴트레코와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에서 이견을 보여 무산된 바 있다.

#2019년에도 매각 추진했으나 불발

CJ피드앤케어는 국내와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사료·축산·신선육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CJ피드앤케어는 2020년 영업이익 기준 적자를 기록했지만,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매출 4000억~5000억 원, 영업이익 50억 원 안팎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은 5518억 원(영업이익 31.7억 원), 2024년 매출은 5186억 원(영업이익 74.3억 원)이었다.

이 매출은 국내 시장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해외 시장에서 발생한 매출까지 포함하면 2조 원 안팎까지 높아진다. 지난 2019~2020년 한 차례 불발됐던 매각이 다시 추진된 배경이다.

M&A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CJ피드앤케어를 매각하기 위해 해외 사료 관련 기업들과 접촉했고, 이 중 매수를 희망하는 유럽 사료기업과 자산평가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거래가 진행 중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CJ가 수년 전부터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있는데 피드앤케어는 매출 성장세가 크지 않은 데 비해 국제 정세에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정리 우선 순위에서 항상 앞서 거론됐다”며 “최근 유럽 사료기업과 꽤 구체적으로 얘기가 오갔으며 거래가격만 조정하면 되는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CJ피드앤케어의 장점은 국내 사업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7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2019년에도 네덜란드 사료회사 뉴트레코가 인수하려 했으나, 당시 CJ 희망가(2조 원)와 뉴트레코 측 희망가가 달라 결국 거래가 결렬됐다고 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5월까지 “CJ피드앤케어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 등을 통해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적이 개선됐을 때가 팔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 하에 CJ 측이 이번 매각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림그룹의 팜스코나 이지홀딩스의 팜스토리, 우성사료 등 동종업계와 비교할 때 CJ제일제당 측은 피드앤케어 매각가로 1조 원 안팎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서는 매각이 성사되면 매각 대금을 식품 사업 M&A의 실탄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 설 자리 더 좁아지나

축산업계에서는 몇 안 되는 국내 사료업체 가운데 CJ피드앤케어까지 해외에 넘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010년부터 지난 10여 년간 옥수수, 콩 등 곡류 배합사료 자급률은 20%대에 정체돼 있고, 2020년 자급률도 25%에 불과해 절대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가축 사육에 필수적인 사료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

식량 안보 측면에서 ‘사료 산업’에 대해 관심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 글로벌 곡물 가격이 2배 가까이 치솟으면서 사료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축산농가와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최근 보리, 옥수수, 밀 등 주요 곡물의 국제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변동성이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CJ피드앤케어의 해외 매각을 단순 ‘대기업의 비주요 계열사 정리’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해외에 인프라를 잘 구축한 것이 CJ피드앤케어의 장점이자 매력이고 그런 지점을 높게 평가한 유럽 축산 기업들이 관심을 보인 것이겠지만, 거꾸로 우리 입장에서는 해외 시장에 깔아놓은 시장 인프라를 그만큼 놓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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