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한국 인력 채용에 나섰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고팍스 인수를 최종 승인받으면서 3년여 간 멈춰있던 한국 사업 전개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최근 홈페이지에 한국 인력 채용 공고를 올렸다. 재무팀 실무 담당자로 3~5년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모집하고 있다. 주 업무는 회사 자금 흐름 관리, 은행거래 지원, 유동성 및 현금흐름 보고 등 재무 전반이다. 근무지는 대한민국 서울로 영어와 한국어 능력을 필수로 한다. 다만 현재 바이낸스 한국 인력과 같이 아시아태평양으로 소속으로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바이낸스가 공식적으로 한국 인력 채용에 나선 것은 약 1년 만이다. 지난해 한국 경찰청 등 아태 지역 법 집행기관의 요청을 관리하는 한국 인력을 뽑은 바 있다.
바이낸스는 지난 2022년 말 고팍스 지분 67.45%를 획득하고 2023년 3월 금융당국에 최대주주 변경 신고를 제출했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2023년 말 미국 법무부로부터 43억 달러 규모의 벌금을 부과받는 등 사법 리스크가 커지면서 수리 결정은 미뤄졌다.
이후 바이낸스는 리처드 텅 최고경영자(CEO)가 수차례 한국을 방문하고 금융당국 출신 대관 담당자를 채용하는 등 당국 설득에 나선 바 있다. 지지부진했던 승인 작업은 올해 초 미국에서 바이낸스의 사법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금융당국은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한 지 3년 여만인 지난 15일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바이낸스는 한국 사업 본격화에 앞서 한국 시장 진출 조건이었던 고파이 문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고파이는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로 지난 2022년 FTX 사태 여파로 투자자 자금 환급에 실패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14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입은 상황이다. 바이낸스는 고팍스 지분 매입 당시 이들 피해 대금 변제를 약속한 바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바이낸스와 고팍스 이사회 등을 거쳐 자본 투입이 결정되면 금융당국과도 논의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고팍스를 바이낸스 코리아로 탈바꿈해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고팍스는 그동안 자본 잠식으로 정상적인 마케팅과 고객 유치 활동이 불가능했다. 이에 국내 시장 점유율도 0.06%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고팍스는 조만간 바이낸스 주도의 경영진을 선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바이낸스의 글로벌 준법 감시 체계와 운영 프로토콜을 도입할 방침이다. 명칭 역시 현재의 고팍스에서 '바이낸스 코리아'로 바꿀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바이낸스와의 오더북 공유도 추진할 수 있다. 국내와 해외에서 인허가 등을 거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이행하는 사업자와는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파이 미지급 사태 해결과 가상자산사업자 갱신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한 뒤에는 오더북 공유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지만 실제 두 거래소 간 오더북 공유가 현실화되면 국내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