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이 먼저 녹음... 레코드사 사정으로 이용이 불러
'9월의 마지막 밤' 가사도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바꿔
원조 연금곡, 평생 무대에서 8,000번 이상 불러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10월의 마지막 밤을 /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 우리는 헤어졌지요 /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 그대의 진실인가요 / 한마디 변명도 못 하고 /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10월의 마지막 날이면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흘러나오는 곡 '잊혀진 계절'은 원래 노랫말도, 가수도 지금과는 달랐다. 노래의 주인공인 이용은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조영남 선배한테 주기 위해 만들었던 곡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저한테 부를 기회가 왔다"면서 "노랫말 속 '10월의 마지막 밤' 또한 '9월의 마지막 밤'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1982년 박건호 작사, 이범희 작·편곡으로 이용이 불러 크게 히트한 이 노래는 작사·작곡가가 조영남의 앨범에 넣기 위해 만들어 놓은 노래였다. 조영남이 녹음까지 마쳤지만 앨범 발매가 늦어지면서 같은 레코드사에서 앨범을 준비하던 이용에게 차례가 돌아간 것이다. 또 '9월의 마지막 밤' 역시 발매 시기가 늦춰지면서 '10월의 마지막 밤'으로 바꿔서 녹음한 것이다.
이용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면서 대학가의 시위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관제 페스티벌 '국풍 81'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혜성같이 나타났다. 이용은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하면서 1982년 연말 MBC 가수왕을 차지했다. 그 당시 3년 연속 가수왕 수상이 유력했던 조용필을 누르고 가수왕을 차지하는 바람에 방송사와 가수가 조용필 팬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렸다. '국풍 81'을 부각시키려는 정부의 개입(?)이 있었다는 설도 있었다.
어쨌든, 이용은 '원조 연금곡'인 이 노래로 매년 10월이 되면 밀려드는 행사로 정신 차릴 새가 없다. 이용은 "10월 31일은 물론이고 10월 한 달 내내 가장 많은 행사를 소화해야 한다"면서 "이 노래를 평생 무대에서 8,000번 이상 불렀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10월의 마지막 날이면 라디오에서 90회에서 100회 정도 선곡되는 등 풍성한 기록도 자랑한다.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