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가격만 고려해 선택
사고시 보상 받기 어려워
허가·상업보험 가입 확인
방학이나 휴가 등을 이용해 미국 서부를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무허가 및 무보험 여행 업체의 ‘저가 패키지 상품’에 주의가 요구된다. 저렴한 가격만 보고 선택했다가 사고 등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제대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등의 영세 업체와 제휴한 온라인 여행 플랫폼을 통해 저가 상품을 선택하는 한국 관광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제휴 업체 중 일부는 관광 영업 보증 보험, 자동차 관련 라이선스 등을 구비하지 않았거나 영업에 필요한 라이선스를 보유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2박 3일 기준 서부지역 패키지 여행 상품 가격은 700~800달러 수준이지만, 한국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약 500달러로 30%가량 저렴하다. 이로 인해 특히 젊은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와 관련 삼호관광의 한 관계자는 “캘리포니아주 유료 여객 운송 허가인 TCP, 연방교통부(DOT) 등록 번호, 상업 차량 보험, 타주 운행 허가 등이 없는 업체가 한국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하는 경우도 있다”며 “가격만 보고 상품을 선택하다가는 문제 발생 시 낭패 보기 십상”이라고 우려했다.
캘리포니아주 공공요금위원회(CPUC)가 발급하는 TCP 허가는 공항 픽업 및 드랍, 관광버스 운행, 리무진 서비스 업체 등이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면허다. LA국제공항(LAX) 등 공항에서 관광객을 픽업하려면 TCP 보유 차량을 이용해야 한다. TCP 번호는 차량 앞뒤 범퍼에 새겨져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무면허 업체는 공항 픽업 대신 LA한인타운에서 승객을 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 경계를 넘어 운행하려면 10인승 이상 차량일 경우 DOT의 MP(Motors Permit)허가가 필요하며, 요세미티, 죠슈아트리 등 몇몇 국립공원 진입 시에는 연간 1500~2000달러 상당의 상업용 허가도 요구된다.
보험회사 디스커버리 프로의 폴 임 대표는 “합법 차량인지 확인하려면 TCP 번호와 DOT 등록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CPUC와 연방자동차운송안전국(FMCSA) SAFER 웹사이트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일부는 상업용 보험이 아닌 개인보험에 가입된 밴 차량을 운영하면서 운전과 가이드를 동시에 하기도 한다. 이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관광객들은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상업용 차량은 7인승의 보상 보험 한도가 75만 달러, 8~15인승은 150만 달러, 15인승 이상은 500만 달러 이상의 가입이 요구된다”며 “보험 가입 요건이 엄격하고 보험료도 비싸 관광에 사용는 자동차 10대 중 적법한 보험과 허가를 갖춘 경우는 한 두대 정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격보다는 필요한 허가와 보험을 갖춘 여행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