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신용평가가 이랜드계열의 소매유통 기업 이랜드리테일이 내수 부진 장기화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성장으로 영업 실적이 저하되고 있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이동선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내고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내려 잡았다.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은 향후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수석연구원은 이랜드리테일에 대해 “민간 소비 부진으로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고 1~2인 가구와 온라인 구매 증가로 인해 영업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현금 흐름이 저하되며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고 평가했다. 나신평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이랜드리테일의 누적 당기순손실은 1040억 원으로 지난 2020년 코로나 시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 1411억 원이다. 이 흐름대로면 지난 2022년(1조 6161억 원) 이후 최저 연 매출액 경신이 유력하다.
이랜드리테일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관계사(이랜드월드, 이랜드파크) 대여금 일부 회수와 유휴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하려 하고는 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수석연구원은 “계획대로 자금 조달이 진행될 경우 차입금 규모는 단기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라면서도 "고금리로 인한 민간소비 부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현금 흐름 개선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신용 평가 기관인 한국기업평가도 올 6월 같은 이유로 이랜드리테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당시 보고서에서 이랜드리테일에 대해 “이커머스 기업의 유통 시장 점유율 확대와 소비 양극화 심화 등으로 부진한 영업 실적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랜드리테일이 중단기적으로 영업실적 개선세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