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촉발된 ‘저비용항공사(LCC) 포비아’가 업계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빠듯한 운행으로 최대 수익을 추구하던 국내 LCC들의 정비능력에 대한 의심이 커지면서다. 참사 당사자인 제주항공은 기존 예약자들의 ‘줄취소’가 이어지며 일평균 100억 원가량의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들은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저가항공사 전체에 대한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LCC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번 참사가 저가항공사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영업적인 측면에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참사 사고기인 B737-800의 약 98%가 LCC에서 사용 중이라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잦은 이착륙이 불가피한 LCC 특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비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소비자들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3년 말 기준 LCC 한 대당 정비 인력은 △제주항공 11.2명(42대) △티웨이항공 11.5명(30대) △진에어 10.1명(27대) △에어부산 8.2명(22대)이다. 16명을 웃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크게 못미친다. 제주항공 측은 “올해 기준 12.7명으로 개선했고 2025년 40여명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참사가 벌어진 29일 이후 하루 동안 6만 8000여건의 예약이 취소됐다. 국제항공권 평균가격으로 환산하면 일평균 약 131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선수금은 2633억 원으로 총 손실액은 수천억 원대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예약 취소건에 대한 추가적인 공개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