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의존 낮춘다'…네이버·인텔·KAIST “가우디 기반 AI 모델 개발

2025-05-29

네이버·인텔·KAIST가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시스템을 개발했다. 인텔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가우디'를 활용한 성과로, 엔비디아에 의존하지 않은 개방형 AI 생태계를 구축해 주목된다.

네이버·인텔·KAIST는 29일 네이버·인텔·KAIST 공동연구센터(NIK AI 리서치센터)의 개방형 AI 생태계 구축 및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성민혁 KAIST 전산학과 교수는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동등한 성능을 보여주는 인텔 가우디용 가상 LLM 개발에 성공했다”며 “네이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서 검증 중으로, 실제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추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LLM은 엔비디아 A100 GPU로 가동했을 때와 견줘 단어 단위(토큰) 처리량이 1.2배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NIK AI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7월 가동했다. 인텔 가우디를 통해 개방형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산학 협력 거점이다. 인텔이 국내 대학에 연구센터를 설립·지원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KAIST 뿐 아니라 서울대와 포스텍 등 22개 연구실이 참여, 인텔 가우디 기반으로 다양한 AI 모델과 솔루션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검증은 네이버클라우드를 통해 이뤄진다.

1여년간 활동으로 다수 연구 성과도 거뒀다. 센터에서는 AI 관련 총 15편 논문을 출판하고 25편의 논문을 세계 유수 학회에 투고했다. KAIST는 가우디 기반으로 차세대 고대폭메모리(HBM) 기술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김정호 KAIST 교수는 “HBM4부터는 열과 전력 효율성이 매우 중요해진다”며 “인텔 및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 HBM의 전력과 열 설계를 AI 강화학습 기술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인텔·KAIST 협력은 탈(脫) 엔비디아를 통해 보다 손쉽게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시작됐다. 고가의 엔비디아 AI 반도체 칩 대신 가격 경쟁력과 성능이 우수한 인텔 가우디로, 최종 AI 서비스까지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궁극적으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춰 누구나 쉽게 AI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네이버·인텔·KAIST가 개발한 LLM은 국내 소프트웨어(SW) 스타트업 스퀴즈비츠가 참여, 추론 SW를 구현하고 기능 및 성능 검증을 진행했다.

네이버·인텔·KAIST는 단순 R&D가 아닌 AI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협력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네이버에서 AI 서비스에 이번 협력 성과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AI 컴퓨팅솔루션 전무는 “ 이번 성과는 AI 서비스 기업과 반도체 회사, 학계가 협력해 성공적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 사례”라며 “최종적으로 AI 서비스에 이같은 성과를 녹여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이번 성과를 앞세워 가우디 생태계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신 AI 반도체 칩인 가우디 3를 활용한 국내 AI 인프라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가우디 3는 지난해 9월 출시된 제품으로, 올해 IBM 클라우드에 탑재돼 첫 상용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델 AI 플랫폼에도 적용, AI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조민성 인텔코리아 이사는 “특정 GPU에 종속되지 않고도 효율적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성과로 입증했다”며 “AI 개발 생태계가 확산하는데 가우디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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