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이름은 ‘일본식 아침’인데, 한국인이다. 정확하게는 한국인 피가 흐르는 미국인이다. 생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재패니즈 브렉퍼스트’로 활동하는 미셸 자우너(사진)는 미국에서 꽤 큰 존재다. 그 유명한 ‘지미 팰런쇼’에 출연하고, 오바마와 코난 오브라이언이 그의 책
재패니즈 브렉퍼스트가 4집 ‘포 멜랑콜리 브루넷츠 & 새드 위민’(For Melancholy Brunettes & sad women)을 막 발표했다. 음반의 정서는 제목 그대로다. 멜랑콜리다. 그러나 미셸 자우너의 멜랑콜리는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이 점이 중요하다. 뭐랄까. 이것은 삶의 온도로 딱 적당한 과잉 없는 멜랑콜리다. 눅눅한 비련과는 거리가 먼 멜랑콜리다. 끝내 품격을 잃지 않는 멜랑콜리다.
다채로운 이야기가 미셸 자우너의 멜랑콜리 월드를 수놓는다. 세이렌의 유혹을 소재로 한 ‘올랜도 인 러브’(Orlando in Love)에서 그는 영롱한 사운드에 유려한 현악을 더해 풍성함을 길어 올린다. ‘메가 서킷’(Mega Circuit)에서는 컨트리 선율로 불안한 사랑을 노래하고, ‘레다’(Leda)에서는 신화 속 인물 레다를 끌어와 일상의 세계에 안착시킨다. 또 ‘멘 인 바스’(Men In Bars)에서는 배우 제프 브리지스의 근사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음악가이자 작가인 미셸 자우너에게 세계는 곧 이야기의 보고(寶庫)이다.
그렇다. 그는 마치 이야기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기관 같다. 미셸 자우너라는 수원지에 푹 담갔다가 건져내면 무엇이든 이야기가 되고, 음악이 된다. 그의 이번 4집 앨범이 다시금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