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과 영화가 융합된 ‘박물관 영화제’가 개최된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와 이동국 경기도박물관 관장, 조윤정 ‘제1회 박물관 영화제’ 사무국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제1회 박물관영화제(Museum Cinefest, MCF)’의 목적과 추진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박물관 영화제’는 별개의 장르였던 전시와 영화를 융합해 관객들이 영화와 유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만든 자리다. 국내 300여 개의 영화제 중 처음 시도되는 영화제다.
박물관영화제는 박물관이 주체가 돼 만들어가는 행사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동국 경기도박물관 관장이 집행위원장을 맡았으며, 박물관 및 영화계 전문가 12인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GV(Guest Visit) 토크 콘서트에서는 학예사, 감독, 배우, 역사 전문가들이 참석해 질의 응답시간을 갖는다.
경기도박물관은 이번 영화제를 통해 업계의 화두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역사 유물을 전시하는 정적인 공간에서 생활 속에 살아 숨쉬는 영화를 초대해 역동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박물관 안에서 영화를 보기도 하며, 유물을 보며 영화 얘기를 나눌 수 있다. 박물관의 뮤지엄아트홀과 전시장(상설전, 특별전 1·2, 기증전)과 야외 마당 전체가 영화 상영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런 유물과 영화의 만남은 전에 없었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기존에는 유물들이 영화 소품으로 쓰였지만, 박물관 영화제에서는 유물이 중심이 된다.
예를 들어 ‘섹션1-조선의 시간 속으로: 영화와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서는 ‘역린’과 장한종의 ‘책가도’를 대비해 기존 영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다. 영화 속 유물과 관련된 전시를 통해 이해를 넓힐 수 있다.
개막작은 영화 ‘관상’으로, 박물관 유물 ‘초상’이 만난다. 계유정난(1453년)을 배경으로 관상쟁이 내경(송강호 분)이 권력 다툼 속에서 겪는 이야기다. 영화제에서는 ‘관상’이 경기도박물관 소장 ‘우암 송시열 초상’과 함께 전시돼 당시 상황과 권력과 인간에 대해 탐구한다.
경기도박물관은 250여 점의 초상화를 소장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 최대다. 박물관 소장품 ‘송시열 초상’은 단순한 외모의 기록이 아니라 인물의 삶과 정신을 담아내는 매체가 된다. 영화 ‘관상’ 속 관상쟁이가 인물의 외모를 읽어내는 모습이 초상화와 엮여 흥미롭게 다가간다. 여기에 학예사, 명리학자, 배우 등과 함께 하는 토크쇼를 통해 ‘관상’과 초상의 공통점을 찾는다.
영화제는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섹션1-조선의 시간 속으로: 영화와 유물이 들려주는 이야기 ▲섹션2-빛을 향한 기억: 일제 강점기와 광복 80주년의 성찰 ▲섹션3- 특별상영: 황진이, 그녀를 살아내다, 각각의 색션은 영화와 유물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제1회 박물관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왕의 남자’, ‘역린’, ‘상의원’, ‘이재수의 난’, ‘암살’, ‘자산어보’, ‘말모이’, ’관상’, ‘황진이’, ‘남한산성’, ‘동주’다. 일부 시간에 GV 토크 콘서트가 개최된다.
부대 행사로는 ‘다양성을 담다: 박물관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도약 -’전시×영화‘의 새로운 언어 창출 실제’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박물관계와 영화계의 전문가들이 모여 박물관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대해 논의한다.
GV토크 콘서트 외에도 ‘부채에 쓰는 새해 덕담 캘리그라피’, ‘스마트 앱으로 보는 신년 관상’, ‘AI 관상 앱 체험’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마련된다.
개막식은 내년 1월 10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박물관 1층 뮤지엄아트홀에서 진행된다. 개막작 ‘관상’이 상영되고 ‘관상’ב우암 송시열 초상’ GV토크 콘서트가 진행된다. 이어 내빈 소개와 축사로 이뤄진 개막식이 진행되고 관계자 만찬이 이어진다.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국 경기도박물관 관장은 “영화와 전시가 물리적 합이 아니라 화확적 반응이 일어나 박물관이 새로운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상상력과 유물 리얼리티가 만나 학예사들과 관객,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배우, 감독을 통해 무수한 언어가 많이 생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인택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영화제 내내 프로그램을 통해 학예사들이 서로 만나는 자리가 경기도 박물관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박물관을 활성화시킨다”면서 “이번 영화제가 더 발전적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