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전주대학교에서 열린 전북도교육청의 ‘2024 전북 수업나눔 박람회’에서 ‘교실의 경계를 넘어서 : 디지털 기반 수업혁신 요소와 전략’을 청강하고, 현직 교사 두 분의 발표를 참관하였다. 정년 퇴임한 후 20년만에 교실수업의 장을 보고, 교실의 디지털화는 상전벽해였고, 문득 이러한 디지털 교실에서 아나로그이어야 하는 단원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 하는 상념이 있었다.
교사는 학습자원을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조성할 수 있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문제해결을 탐색하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으며, 교사역할모델이 푸시(push)모델에서 풀(pull)모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푸시는 교사가 학습내용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하여 효율적으로 주입하는 형태이고, 풀은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학생이 많은 학습자원 중에서 알맞은 자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이다. 교사 등 교육전문가의 영역이다. 그런데 학교에서 테크놀로지 역할의 실상이 어떠하고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가? 이는 학부모나 일반 국민이 매우 궁금하게 여기는 분야이다.
테크놀로지는 교수설계의 지원도구이고 학습자 학습의 지원도구이다. 그런데 여기서 자칫 문해력과 상상력이 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있다. 사고의 확장을 위한 한자와 독서 교육의 필요와 당위가 당국에서 이미 입론되었을 듯하다. 그렇다면 동질성과 이질성이 공존하는 교실 내에사 교수학습의 목표와 방법, 수준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이 일, 즉 매일 매시간 교육과정을 구성 또는 창의적으로 재구성하는 일이 교사의 일상이다. 오늘 발표한 어느 선생님의 ‘언어’ 프로젝트 수업에서의 ‘신비한 언어의 숲 여행’ 단원은 그 신선한 창의에 크게 놀랐다. 그리고 어느 선생님이 발표한 ‘학교자율시간 ‘정서’ 과목 설계 운영 실천 사례‘의 ’정서 교수학습모형‘은 전국 일반화의 가치가 충분한 역작이었다. 이렇게 수업나눔 박람회 발표 선생님들은 몰입의 탐구로 새로운 작품을 만든, 창의와 열성의 상징으로 ’전북교육의 별빛‘ 선생님들이시지 않은가 한다. 발표하신 선생님들에게 경의를 가진다. 이번 수업 박람회는 발표 주제가 다양하고 안내와 진행과 운영이 치밀하였다. 같은 시간대에 분야별로 주제별로 발표하는, 선택 참관이어서, 관심이 여럿인데 다 참관할 수 없어 아쉬웠다. 참관하는 시간마다 전북교육은 ’밝다, 새롭다, 든든하다.‘라는 감동이 일었다. 나도 재직 중 저러하였던가 하는 자성이 스쳤었다.
한편 토요일임에도 더 나은 교수학습방법을 배우려고 참석한 선생님들의 표정은 진지하였고 실험실 연구원처럼 집중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제자들을 잘 가르치려고, 교실에서 종이와 스크린 그 이상을 추구하는 삶을 사는 듯 보였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들이었다. 지향과 정수는 휴머니즘을 기반으로한, 학습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교수학습이 아닌가, 이의 완성이 교육의 미(美)가 아닌가 한다. "학생은 성장하여야 합니다. 교사인 저도 성장하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한 선생님! 전북교육의 표상이 아닌가 한다.
구정태 전 봉동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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