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에 나홀로 주가 떨어진 애플…미국 7대 빅테크 사장님들의 정치 감각은?

2024-11-07

‘민주당 후원’ 애플…쿡, 트럼프 축하

대만계 젠슨 황은 줄곧 중립 강조나서

인도계 나델라·피차이 행보는 온도차

‘구글 분할 리스크’ 알파벳 CEO 피차이

선거 승리 지도 첨부하며 트럼프 축하

저커버그는 트럼프와 ‘관계 개선 중’

아들 업고 트럼프 개표 지켜본 머스크

트럼프 승리날 테슬라 주가 15% 급등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애플과 테슬라 주가가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기업 혹은 최고경영진의 정당 지지 성향도 동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가운데 ‘트럼프 2.0’ 시대를 앞두고 대형 기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앞다퉈 당선 축하 메시지를 올리는 분위기다.

시가 총액 순으로 보면 전세계 시총 1위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더불어 비교적 조용한 노선을 걸어왔다는 평이다.

6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07% 올랐다.

대만계 미국인인 황 CEO 는 자신이 이끄는 엔비디아가 미-중 반도체 갈등 한 가운데 서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 9월 중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 카멀라 헤리스 부통령의 법인세 공약에 대한 입장을 묻는 CNBC 방송 질문에 대해 “세금 정책이 뭐가 되든 우리는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엔비디아는 2024인공지능(AI)써밋을 지난달 7~9월 워싱턴DC에서 열었다. 연례행사이지만 시점이 미국 대선 후보들의 눈치싸움이 한창인 시기이며 장소는 미국 정치 심장부인 워싱턴DC 라는 점이 공교롭게 눈길을 끌었다.

한편 시총 2위 기업인 애플의 팀 쿡 CEO 는 6일 자신의 X계정을 통해 “트럼프 당선을 축하하며 미국이 혁신과 창의력 원동력이 되도록 함께 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앞서 지난달 중순 트럼프는 쿡 CEO와 유럽 내 애플의 법적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고 밝히는가 하면 “애플의 성장을 위해 지금은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보다 쿡이 더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정치 후원금 측면에서 애플은 미국 7대 대형 기술기업 중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가장 짙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6일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33% 하락했다.

뉴욕증시 시총 3위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 도 이날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미국의 성장과 혁신을 기원한다”는 내용을 담은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쿡 CEO와 거의 같은 내용이다.

나델라 CEO는 테슬라나 알파벳, 메타 CEO와 달리 상대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와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2.12% 올랐다.

한편 미국 시총 4위 기업인 아마존은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트럼프 당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앞서 지난달 25일 워싱턴포스트(WP)의 윌리엄 루이스 편집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는 특정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겠다고 이례적으로 공지했는데 이는 민주당 후보 지지 성향이 짙은 WP 역사상 36년만의 일이다.

이로 인해 편집장이 사퇴하고 나흘 만에 전체 유료 구독자의 약 10%(25만명)가 빠져나간 바 있다.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WP소유주 베이조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도 10월 중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CNN이 익명 소식통 인용해 보도했다. 아마존 주가는 6일 뉴욕증시에서 3.80% 올랐다.

이밖에 미국 시총 5위 기업인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CEO도 이날 6일 자신의 X 계정에 트럼프 당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내용은 애플의 쿡 CEO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나델라 CEO 와 비슷하지만, 피차이 CEO는 축하 메시지와 더불어 트럼프가 선거에서 쾌거를 이룬 듯한 선거 결과 지도를 함께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지난달 25일, 트럼프는 미국 인기 팟캐스트 진행자이자 격투기 전문가인 조 로건의 팟캐스트 ’조 로건 익스피리언스‘에 출연한 자리에서 피차이 CEO가 하루 전인 24일 자신에게 전화해 펜실베이니아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일일 직원으로 일한 유세를 두고 ’여태까지 본 적 없는 매우 핫한 것이었다‘는 감탄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트럼프는 로건의 주력 시청자층이 젊은 남성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3시간 정도 대담을 했다.

알파벳은 시장 독점을 문제삼은 미국 법무부가 이달 말 구글 강제 분할과 관련한 구체적인 안을 낸다는 입장이어서 정부 움직임을 주시하는 입장이다. 회사 주가는 이날 6일 3.99% 올랐다.

한편 미국 시총 6위 기업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올해 미국 대선을 전후해 트럼프와 관계가 나아졌다는 평가다.

메타는 지난 2020년 1월 트럼프의 대선 패배 불복과 지지들의 의회 습격 당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트럼프를 퇴출한 것을 계기로 저커버그 CEO와 트럼프 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 바 있다.

저커버그 CEO는 앞서 지난 7월 13일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실탄을 맞은 사건과 관련해 빠르게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총격 사건 처리한 방식에 대해 존경하며 쾌유를 기원한다는 통화를 했다고 CNN 등 주요 외신이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총격사건 직후 저커버그는 회사 팟캐스트인 더 서킷에서 범인에 대해 ’나쁜 놈(badass)‘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는 저커버그에 대해 전에 비해 ’더 나아졌다(much better)‘고 평가했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지난 달 보고한 바 있다. 한편 6일 메타 주가는 0.0066% 하락해 보합 수준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시총 7위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트럼프 2기 정부 입각설까지 돈다. 머스크 CEO는 미국 대선 당일인 5일 어린 아들을 업고 플로리다 마러라고 소재 트럼프의 개표 행사장을 찾아 결과를 지켜봤다.

이어 트럼프, 로건과 더불어 셋이서 당선 축하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진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머스크CEO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어느 정당 ·후보에도 기부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만 하반기 들어서는 트럼프 선거 캠프에 최소 1억1800만 달러를 쏟아부었으며, 선거 유세전이 한창이던 지난 달 부터는 트럼프를 따라다니면서 지지 유세를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트럼프는 머스크를 당선 일등공신으로 치켜세우고 있다.

6일 테슬라 주가는 14.75% 급등해 시총 1조달러 재입성을 앞두고 있다. 이날 기준 시총은 9041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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