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NLL 침범 중국어선 작년 130→100척 급감, 왜

2025-05-06

지난 3월 20일 오후 5시쯤 인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해역. 인근을 순찰하던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 특별경비단은 불법 조업 중인 중국어선을 발견했다. 어선 2척이 바다에 그물을 투하한 뒤 저속으로 항해하며 물고기를 잡는 50t급 쌍타망 철선이었다. 이 중국어선은 소청도 남서쪽 81.5㎞ 해상에서 특정 해역을 8.3㎞ 침범해 불법조업 중이었다. 해경은 경제수역어업주권법 위반 혐의로 이 어선을 나포했다. 어선엔 60대 선장을 포함해 4명이 타고 있었으며 잡어 등 60㎏의 어획물도 발견됐다.

집중단속·어획량 감소로…서해 NLL 중국어선 줄어

봄철 성어기(3~5월)가 이어지면서 중국어선들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전년보다 NLL을 침범한 중국어선 수는 줄었다.

6일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서해 NLL에 나타난 중국어선은 평균 90여척이다. 그러나 올해 4월 평균 출현 척수는 60여척이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서특단) 분석에서도 지난해 3월~5월엔 하루 90척~130척의 중국어선이 서해 NLL을 점령했다. 그러나 올해는 3월 80여척, 4월 100여척으로 줄었다.

해경은 중국어선이 줄어든 이유를 ‘집중단속’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까지 서해와 제주 해역을 담당하는 중부·서해·제주지방해경청 등 3개 지방청 주관으로 대형함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대대적인 특별단속을 벌였다. 단속 거리와 시간 확보를 위해 수중 낙하산을 활용하는 등 특화전술도 개발했다. 지난해 총 46척이던 중국어선 나포 척수도 올 4월까지만 25척이다. 해경은 현재도 해안 차단 경비를 강화하는 등 중국어선 퇴거 등에 주력하고 있다.

어획량 감소도 한몫했다. 이상기온 여파로 꽃게 등 NLL 수산물 어획량 수가 급감하자 중국어선들은 허가 수역인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향하고 있다. 2023년 158척, 2024년 152척이던 EEZ 중국어선 출현 대수가 올해 3월엔 244척으로 늘었다.

창고 크기 속이고, 조타실에 2중 철문으로 폐쇄

단속을 피하기 위한 중국어선들의 행태는 지능화되고 있다. EEZ에선 조업허가를 받지 않았거나 조업 어획량을 숨기다 해경에 단속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군산해양경찰서는 지난 4일 오후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서쪽 137㎞ 해상에서 조업하던 204t급 중국어선과 131t급 중국어선 2척을 배타적경제수역법 위반 혐의로 나포했다.

이들 어선은 조업량을 은폐하기 위해 어획물 창고의 크기를 신고 없이 확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일부 중국어선들이 선박 내부에 은밀한 창고를 설치하고 창고 크기를 속이는 방식으로 조업량을 은폐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현장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서해 NLL의 중국어선 나포는 조타실 장악이 좌우한다. 배가 NLL 또는 중국 관할 수역에 도달해 추적·단속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경은 어선에 승선해 15~20분 내 조타실을 장악하는데 최근엔 조타실에 2중 철문을 걸어 잠근 사례가 등장했다. 서특단은 지난달 3일 오후 8시20분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서쪽 약 46km(25해리)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80~100t급 중국어선 2척을 나포했는데 조타실 문 양쪽에 경첩을 추가하는 등 이중 폐쇄문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다.

주선이 어구를 투망한 뒤 수역을 이탈하면 고속보트를 통해 어구의 수확물을 회수하는 신종 수법도 등장했다. 고속보트의 경우 외형이 유사해 식별, 추적이 어려운 점을 노린 것이다. 서특단 관계자는 “2중 철문에 치고 빠지는 이른바 ‘게릴라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이 늘면서 해경도 유압절단기 등 특수 장비를 도입하는 등 맞춤형·전략적 단속 방안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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