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10명 중 1명 겪어, 생활습관 관리 철저히

임신성 당뇨는 임신에 의해 유발되는 당뇨병으로, 임신 중 호르몬 등 생리학적 변화로 야기된다. 국내에서는 임신부 10명 중 1명이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성 당뇨의 주요 위험 인자는 ▶고령 임신(35세 이상) ▶비만(체질량지수 25 이상, 허리둘레 85cm 이상) ▶높은 공복 혈당 ▶2형 당뇨 가족력 등이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체질량지수가 높을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임신성 당뇨는 대부분 무증상이라 선별 검사가 중요하다. 과거 임신성 당뇨 이력이 있거나 직계가족 중 2형 당뇨 가족력이 있는 경우, 4kg 이상의 거대아 출산 경험이 있는 경우, 공복 혈당 상승 소견이 있다면 18주에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는 24~28주 사이에 임신성 당뇨 선별검사를 받는다. 별도의 사전 준비 없이 50g의 포도당을 섭취하고 1시간 후 혈당 포도당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140mg/dL 이상의 수치가 나오면 임신성 당뇨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경구당부하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이때는 검사 전 8시간 이상 금식 상태를 유지한 다음 혈당을 확인한다. 혈당 기준은 공복일 때 105mg/dL, 1시간 후 190mg/dL, 2시간 후 165mg/dL, 3시간 후 145mg/dL 등이다. 2가지 이상 기준을 초과하면 임신성 당뇨로 진단한다. 4번의 혈당 중 1번만 높으면 32~34주 사이 재검사를 할 수 있다.
임신성 당뇨로 진단되면 정상 혈당 유지와 적절한 체중 증가, 합병증인 케톤산증 예방을 위해 치료를 진행한다. 정상 혈당 목표는 ▶공복 혈당 95mg/dL 미만 ▶식후 1시간 혈당 140mg/dL 미만 ▶식후 2시간 혈당 120mg/dL 미만이다. 대부분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혈당 조절이 가능하지만, 약 10~15%의 임신부는 인슐린 주사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식이요법의 기본은 세 끼 고른 식사와 2~3회의 간식 섭취다. 쌀밥보다는 잡곡이, 주스보다는 생과일이나 생야채가 좋다. 또 매끼 채소·해조류·버섯류와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권고된다. 밤사이 저혈당 등의 예방을 위해 잠자기 전에는 우유, 소량의 과일 등의 간식을 먹는 게 좋다. 다만, 꿀·사탕·초콜릿·과자·아이스크림 등 급격한 혈당 상승을 유발하는 단순 당은 피해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윤영 교수는 “임신성 당뇨라도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건강한 출산이 가능하다”며 “다만 출산 이후에도 지속적인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신성 당뇨를 겪은 여성의 50~60%는 이후 평생 당뇨로 진행할 위험이 있어서다. 출산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혈당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