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 〈248〉한국 제조업 재도약, '생태계 혁신'에서 답을 찾다

2025-11-26

지속가능한 번영을 열망하는 모든 국가에 있어, 강력한 제조 역량을 유지하는 것은 선택을 넘어선 필수 조건이다. 우리에게 제조업 역량은 국가 고용, 기술 진보,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의 주춧돌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 제조업이 성숙하고 글로벌 역학이 변화함에 따라 구조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생산 기능은 물론 핵심 연구개발(R&D) 기능까지 점진적으로 해외로 이전되고 있는 듯 하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이 글로벌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의 결과라고 하겠다.

우리는 국내 기업들이 제조 기반을 확장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경쟁력의 전체 그림, 즉 이중 구조의 경쟁력을 이해해야 한다.

첫 번째 층인 기업 경쟁력은 내부에서 형성된다. 독자적인 R&D, 지속적인 공정 혁신, 인적 자본에 대한 전략적 투자, 그리고 인공지능(AI)과 같은 기술을 경영, 물류 및 생산에 통합하는 것을 포함한다. 각 기업에 고유한 이러한 내부 성장 엔진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데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두 번째 경쟁력은 외부에 존재한다. 바로 기업이 운영되고 숨 쉬는 환경, 즉 생태계다. 종종 공급망 탄력성으로도 불리는 이 요소는 훨씬 더 포괄적이다. 지식 기반의 깊이, 공공 기관의 효율성, 그리고 연구 기관, 규제 당국, 제조 파트너 간의 상호작용을 포함된다. 기업의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경쟁 우위는 풍부한 외부 지식 및 기술 기반을 효과적으로 내재화하고 활용하는 데서 비롯된다.

이것은 우리를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개념인 제조업 혁신 시스템으로 이끈다. 이 관점에서 핵심 문제는 개별 기업의 전략 실패 보다는 이들 기업을 포함한 시스템 전체의 경직성과 부재에 있다. 일부 성숙한 제조업 분야는 과거 성공이 만들어낸 고착된 상호작용 구조가 새로운 AI·자동화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반면, 급격한 기술 전환을 겪는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는 새로운 지식이 생태계 안에서 충분히 생산·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혁신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한, 기업이 개별적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결국 개별 기업의 성과 문제가 아니라, 혁신이 순환하지 못하는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가 한국 제조업의 총체적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구조적 과제들은 우리의 경제 주권과 제조업 강화를 위해 중대한 전략적 결단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전략적 제조 생태계 재구축은 우리의 집단적 미래에 대한 투자임을 인식해야 한다. 동시에 R&D 보조금이나 세재 혜택을 넘어선 심층적인 제도 개혁에 초점을 맞춘 선제적 조치를 필요로 한다.

이 시스템적 프레임워크에 기반한 포괄적이고 동적인 진단과 핵심 제조업 분야의 정확한 제도적 및 상호작용 역학에 대한 구조적 분석 그리고 생태계 경쟁력에 주목한 목표가 분명한 투자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정책 입안자들은 단순히 기업이 아닌 생태계에 대한 국내 투자를 구체적으로 보상하는 강력한 인센티브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AI·AX 분야에서 공유 지식 인프라 구축를 위한 민관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내 핵심 R&D 기능 및 첨단 제조를 유치하는 데 전념하는 제조업 선도 기업에 진보적인 규제 유연성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기업, 중견 공급업체, 대학, 규제 기관 간의 병목을 제거하는 거버넌스 협력을 통해 전체 가치 사슬에 걸쳐 새로운 기술 지식의 유연하고 개방적인 흐름을 보장해야 한다. 제조업의 탁월함과 그것이 지탱하는 고품질 일자리를 유지하는 길은 시스템적 지혜를 통해 열린다. 미래 지향적인 제조업 혁신 시스템의 재건을 포용할 때 비로소 제조업은 우리 경제의 근간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지금이 바로 이러한 결단을 실행할 때다.

박재민 건국대 교수·과실연 정책기획위원장 jpark@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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