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국정원·법무부·외교부 수치 모두 달라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캄보디아에서 실종·납치·감금된 자국민 통계를 두고 각 부처의 집계가 크게 차이나고 있다. 태국이나 라오스, 베트남 등 인접국을 통해 캄보디아로 들어가거나 나온 사례까지 포함하면 범죄에 연루된 자국민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집계 차이는 부처별로 통계 기준과 파악 방법이 다르고, 현지의 자국민이 수사 대상에 포함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통계가 달라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먼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협력 체계나 사안의 빠른 해결을 이끌어낼 공적 협력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3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외교부가 집계한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캄보디아 내 한국인 실종 등 신고 수는 총 550명이다. 반면 국가정보원(국정원)과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에 연루된 자국민을 2000여 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에서 밝힌 미해결 사건 수에도 차이가 있다. 현지에서는 100여 건, 국내에서는 52건으로 보고 있었다.
지난 2년간 캄보디아 현지에서 접수된 납치·감금 신고 중 약 100건이 미해결 상태로 드러났다. 주캄보디아 대사관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2023년 신고는 20명에 못 미쳤으나 지난해 220명, 올해는 8월까지 330명 등 폭증세"라며 "지난 2년간 신고된 550건 중 450건이 해결됐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실종 신고자 550명 중 80여 명의 안전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실종·감금 등의 신고가 143건 중 52건이 미제인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신변과 소재가 확인된 건은 91건에 불과하다.
국정원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범죄와 연루된 한국인을 약 1000∼2000명으로 추산한다고 지난 22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했다.

법무부가 추산하는 수치는 이보다 더 많다. 2021년 113명에 불과했던 캄보디아 출국자와 한국 입국자 수의 차이는 2022년 3209명, 2023년 2662명, 2024년 3248명 등이다. 올해도 8월까지 864명이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적 협력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수치 뿐 아니라 각 기관별로 독자적인 활동을 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이유가 국내에서 내부적인 공적 협력 TF가 없기 때문"이라며 "캄보디아에 정보와 협력을 요구하기 앞서 내부적으로 일원화된 조직 혹은 TF부터 구성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부처 별로 카운팅(통계) 기준과 실태 파악 방법도 다르다"며 "경찰의 수치가 가장 보수적인 건 사건이나 신고가 있는 등 범죄 여부가 확실한 사건을 위주로 하고 다른 부처는 가능성이나 암수 범죄(수사 기관이 인지하지 못하는 범죄) 여부도 포함해 더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수사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서 벌어진 일이고,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현지에 있는 국민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안전 확인과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지 수사당국의 발표와 정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캄보디아 당국과 정보 교류를 확대하고 협력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