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스탠리 투자의견 하향에 델·HPE 등 주가 하락

2025-11-18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모간스탠리가 델(NYSE: DELL)과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NYSE: HPE)를 포함한 주요 컴퓨터 하드웨어 기업들의 투자 의견을 일제히 하향 조정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17일(현지시간) 급락했다.

모간스탠리는 델을 기존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비중 축소(underweight)'로 두 단계 강등했으며, HPE는 '비중 확대'에서 '중립(equal weight)'으로 낮췄다. 델과 HPE 주가는 각각 8.42%, 7.01% 하락 마감했다.

이와 함께 PC·노트북 제조사인 HP(NYSE: HPQ), 에이수스(TPE: 2357), 페가트론(TPE: 4938)은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등급이 조정됐다.

모건스탠리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컴퓨터 제조사들이 전례 없는 가격 "슈퍼사이클"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하드웨어 밸류에이션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특히 DRAM과 낸드(NAND) 등 메모리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점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향후 1~2개 분기 동안 메모리 충족률이 4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이는 글로벌 하드웨어 OEM·ODM의 제품 원가에서 메모리가 10~70%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DRAM·낸드 제조업체들은 AI 인프라 수요 급증으로 공급이 빠듯해지자 최근 메모리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9월 이후 메모리 가격을 최대 6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들은 2016~2018년 메모리 사이클을 예로 들며 당시 DRAM·낸드 가격이 80~90% 급등했고, 장비 가격 인상만으로는 원가 상승을 상쇄하지 못해 완제품 업체들의 마진이 크게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델은 메모리 비용 상승 노출도가 높은 기업으로 꼽혔다. 모간스탠리는 델의 과거 메모리 사이클 당시 총마진이 95~170베이시스포인트(0.95~1.7%포인트) 감소했다고 짚었다. 델은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로, 엔비디아 칩 기반 시스템을 제조해 코어위브 같은 클라우드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모간스탠리는 "마진 부담을 겪는 기업은 유사한 성장률을 보이는 동종기업 대비 주가가 부진한 경향이 있다"며 향후 12~18개월 동안 델의 마진 압박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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