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 센터 프레디 무티바(22·201㎝)가 서울 SK 유니폼을 입었다. 콩고 출신인 프레디는 KBL의 1호 ‘비한국계’ 외국 국적 신인 선수다.
프레디는 지난 14일 열린 2025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9순위로 SK에 지명됐다. 단상에 오른 그는 서툰 한국어로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온 지명 소감을 읽어 내려갔다.
프레디는 드래프트 종료 후 인터뷰에서 “드래프트 이틀 전에 코치님이 ‘드래프트에서 소감 어떻게 말할 거냐, 공책에 써서 (한국어를 잘 썼는지) 나에게 보여달라’라고 말씀하셨다”라며 “몇 번씩 ‘이건 아니야, 이건 괜찮고, 이건 다시 써’라고 검사해 주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초안은) 혼자 쓴 게 맞다”라며 웃었다.
프레디는 콩고에서 태어나 자랐다. 모국어는 콩고의 공용어인 프랑스어다. 2018년 휘문고 농구부에 들어가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한국어가 유창하지는 않지만 8년 가까이 공부한 덕분에 일상 회화에는 문제가 없다.

콩고 국적의 프레디는 지난해 KBL 규정이 바뀐 덕분에 이번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 있었다. KBL은 2024년 11월 국내 선수 드래프트 선발 기준을 손봤다. 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 선수로 5년 이상 등록된 외국 국적 선수는 국내 선수 드래프트에 지원할 수 있다. 중·고·대학 농구 등에서 장기간 활약한 외국 국적 선수나 외국 국적 혼혈 선수도 드래프트를 통해 국내 선수로 KBL에서 활동할 수 있다.
다만 드래프트 계약 이후 약정기간을 제외하고 계약 기간이 두 시즌을 지나기 전에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면 계약이 해지된다.
프레디가 꾸준히 한국 무대에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2년 안에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일반귀화, 결혼을 통한 간이귀화, 체육 인재를 대상으로 한 특별귀화 등의 절차를 거칠 수 있다.
어떤 종류의 귀화든 과정이 까다롭다. 여자프로농구(WKBL) 에이스였던 키아나 스미스는 올해 법무부 특별귀화 심사를 받았으나 탈락했다. 프레디는 귀화의 필수 소양인 한국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 공부 중이다.
프레디 이전에 KBL 1호 외국 국적 신인 선수로 김효범 삼성 감독이 있었다. 한국계 캐나다인인 김 감독은 2005년 드래프트에서 국내 선수 자격으로 울산 현대모비스에 입단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외국 국적의 재외 동포, 한국계 혼혈 선수가 국내 선수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2016년 KBL은 신인 드래프트 참가 자격을 대한민국 국적 보유자로 변경했다.
한국 농구 1호 귀화 국가대표 선수였던 라건아는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부산 KCC·대한민국농구협회·KBL이 엮인 ‘4자 계약’이 완료되면서 ‘특별귀화선수’ 지위를 잃었다. 그는 현재 대구 한국가스공사에서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 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