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이 결핵이다
존 그린 지음 | 정연주 옮김 | 책과함께 | 272쪽 | 2만원
보헤미안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 첫사랑을 그린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질병이 있다. ‘섬세한 영혼의 증표’처럼 여겨지며 예술 작품의 주요 소재가 된 결핵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이 감염병으로 오늘날에도 매년 10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사실 결핵은 불치병이 아니다.
<모든 것이 결핵이다>는 왜 결핵이 여전히 치명적 위협으로 남아있는지, 그 ‘진짜 원인’을 사회적 조건과 역사적 구조 속에서 추적한다. 책은 저자가 시에라리온의 병원에서 만난 결핵으로 왜소해진 소년으로부터 시작됐다. 9살쯤으로 보였던 헨리라는 소년은 실제로는 17살이었다. 저자는 결핵이 가난, 영양 부족, 의료 접근성 부재 등 사회적 조건이 만든 병임을 직감한다. 빈곤과 낙인의 공포 속에서 결핵과 싸우는 소년과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 뿌리내린 보건 불평등의 문제를 설득력있게 드러낸다.
결핵은 공기 중에 퍼지지만, 발병은 삶의 조건이 결정한다. 결핵이 악화하는 ‘사회적 토양’은 영양 부족과 과밀 주거, 불안정한 노동 환경과 장시간 노동이다. 여기에 전쟁과 국가 붕괴가 겹쳐져 보건 체계가 무너지면 위기를 증폭시킨다. 일부 제약사들이 약값을 높게 책정하거나 특허 제도를 악용해 저렴한 복제약을 쉽게 공급받지 못하게 하면, “병이 있는 곳에 치료제가 없으며, 병이 없는 곳에 치료제가 있는” 비극으로 이어진다. 환자에 대한 낙인이 더해지면 감염 자체가 부끄러운 일로 여겨져 증상을 숨기거나 치료를 미루고, 악순환은 심화하게 된다.
책은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소년과 주변인들의 사연을 통해 역학 지표로는 전달하지 못하는 무력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우리는 결핵의 뿌리인 불의를 해결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잘 먹고, 의료에 접근할 수 있고, 인간답게 대우받는 세상에 결핵은 발붙일 수 없다. 궁극적으로 결핵은 ‘우리’가 원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바로 치료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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