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에 공격적인 태도를 고수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여에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4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백악관 관계자 등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5일 ‘남성의 여성 스포츠 출입 금지(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s)’라는 이름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행정명령은 성전환 여학생이 학교 및 대학의 여성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한다.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에 함께한다며 “학교 스포츠 활동 및 경기에서의 성평등을 규정한 ‘타이틀 나인(Title IX)’의 원래 취지를 지키려는 것이자 여성 선수들의 권리를 옹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이 행정명령이 시행될 경우 미국의 거의 모든 대학을 포함해 연방정부의 지원금을 받는 모든 교육기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미대학체육협회(NCAA)는 산하 1100개 대학 중 소수를 제외한 모든 학교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연방 차원의 규정이 정해지면 협회도 관련 규정을 개정해 적용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NCAA 여자배구리그에서는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주립대(SJSU) 여자배구팀의 공격수 블레어 플레밍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상대 팀 선수들이 ‘보이콧’을 해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해 10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레밍의 스파이크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상대 팀 선수에 대해 “난 여태껏 여자 선수의 머리에 그렇게 세게 공을 때리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며 “남자와 여자가 경기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14일에는 미국 하원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이 여성 운동경기에서 경쟁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이후 트랜스젠더에 대해 강경한 행보를 이어갔다. 취임 첫날인 지난달 20일 정부가 오직 ‘여성’과 ‘남성’만을 공식 성별로 인정하도록 하는 첫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같은 달 27일에는 트랜스젠더 군인의 복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국 국무부는 여권 신청서에서 ‘X’ 성별 선택 옵션을 제거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이행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