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화 3남' 김동선 직접 운영하던 일식당 정리, 신사업 집중도 높이나

2025-05-05

[비즈한국]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고급 일식당 스기모토를 다른 사업자에게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사장이 최근 한화의 유통부문을 총괄하며 여러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회사 경영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식당을 정리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 열었던 김동선 부사장, 3년 운영 후 식당 양도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 스가모토의 운영권을 지난해 7월 말 다른 사업자에게 넘겼다. 가게 운영을 위해 맺었던 건물의 임대 계약도 같은 시기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사장으로부터 가게를 넘겨 받은 A 씨는 며칠간 식당 재정비 기간을 가진 뒤 8월 중순부터 다시 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김 부사장이 운영하던 때와 같은 인테리어, 콘셉트로 손님을 받다 보니 김 부사장이 식당을 매각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올해 초까지도 김 부사장이 해당 식당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A 씨는 “지난해 매장을 인수했다. 현재는 (김동선 부사장은) 가게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21년 7월 김 부사장이 개인적으로 스시 오마카세 전문점을 열었다는 소식은 큰 화제가 됐다. 특히 뉴욕의 유명 일식 레스토랑 ‘노부’ 출신 셰프를 영입했다는 이야기에 미식가들의 관심이 쏠렸다. 여러 매체에 ‘재벌 3세의 레스토랑’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도 됐다. 김 부사장이 운영하던 스기모토는 세련된 인테리어로 iF디자인어워드 2022에서 수상한 이력도 있다.

식당에 대한 김 부사장의 애착도 컸다. 오픈 초기 김 부사장은 일주일에 4~5회가량 매장을 찾아올 정도로 식당 관리에 신경 쓴 것으로 알려진다. 개인 SNS에 식당을 적극적으로 홍보했고, 포털사이트 식당 리뷰에 직접 메뉴 사진을 찍어 올리며 ‘Best sushi I ever had(인생 최고의 스시)’라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다만 초반의 화제성이 오래 가지는 못한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스기모토의 매출이 기대에 못 미쳤을 것이란 이야기도 들려왔다. 100% 예약제로 운영됐던 스기모토는 점심 가격이 12만 원, 저녁은 20만 원대로 책정됐다. 이와 비슷한 가격대의 하이엔드급 오마카세 전문점은 통상 배달 영업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기모토는 2022년 일시적으로 배달 메뉴를 만들어 운영에 나서기도 했다. 이를 두고 식당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이전에도 직접 식당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2017년 변호사 폭행 사건, 술집 종업원 폭행 사건 등을 일으키며 당시 재직 중이던 한화건설에서 퇴사한 뒤 독일로 건너간 김 부사장은 현지에서 아시안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다. 독일 바센베르크에서 중식당을 열고, 뒤셀도르프에서는 일식당과 라운지바 등을 운영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스기모토를 정리한 것은)처음 알게 된 사실”이라며 “개인적으로 운영을 해온 것이라 회사에서는 알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김 부사장에게 스기모토를 넘겨 받아 운영 중인 A 씨는 “(김 부사장의) 정확한 사업 이탈 이유는 알지 못한다. 다만 올해 여러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니 작은 업장까지 유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파이브가이즈 출점에 아이스크림 론칭, 신사업 확대에 집중할까

김 부사장은 각별한 애착을 갖고 시작했던 스기모토 운영을 포기하고, 회사 경영에 주력하려는 분위기다. 한화의 유통부문을 책임진 김 부사장은 최근 F&B 사업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23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설립해 미국 수제버거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왔고, 현재 7호점까지 점포를 늘렸다. 지난해 6월 일본사업권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올해 1월에는 일본법인을 설립했다. 향후 도쿄를 중심으로 파이브가이즈 점포 출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이스크림 사업 재도전에도 나서는 모양새다. 한화갤러리아는 이달 중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에 프리미엄 리얼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1호점을 오픈한다. 벤슨은 국내산 원유와 고급 원료를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콘셉트로 하고 있다. 2018년 한화갤러리아가 선보였던 아이스크림 브랜드 ‘EBA’와 유사한 콘셉트다. EBA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해 2023년 사업을 종료한 바 있다.

올해 3월 말 김승연 회장은 갖고 있던 (주)한화 지분 22.65%의 절반인 11.32%를 3명의 아들에게 증여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한화의 지분 승계작업이 마무리돼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는 분위기다. 신사업에 대한 공격적 행보가 무색하게 한화갤러리아의 실적은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는 본업인 백화점 부문의 부진으로 지난해 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98억 원) 대비 68% 줄어든 수치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현재 F&B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10% 정도까지 올라왔다. 백화점 본업 경쟁력 강화와 F&B 신사업 확대의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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