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판 흔들린다"···성숙기 돌입, 옥석 가리기 전면전

2025-05-04

국내 이커머스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판도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쿠팡이 독보적 1위를 달리는 가운데, 네이버·컬리, 신세계·알리바바, 오아시스 등 각축전의 주체들은 물류, 콘텐츠, 글로벌 유통망을 무기로 쿠팡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다.

치열한 가격 경쟁과 출혈성 판촉 위주의 '성장기'를 지나, 업계는 이제 구조조정과 선택과 집중이 이끄는 '성숙기'로 전환되고 있다. 유통·플랫폼·외식 등 이질적인 업종 간 결합도 속속 이어지며, 단순한 인수합병(M&A)을 넘어 산업 판도 자체가 다시 짜이는 중이다.

이커머스 재편의 서막은 티몬의 회생절차 개시와 함께 시작됐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은 티몬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를 선정했다. 인수가는 신주 인수 방식으로 116억원이며, 미지급 임금과 퇴직급여 충당금 등을 포함하면 총 인수 비용은 181억원 규모다. 당초 제시된 희망가 3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잔존 고객 기반 등을 감안하면 실속 있는 인수라는 평가다. 12년 연속 흑자경영을 이어온 오아시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하고, IPO 재도전의 발판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메프도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인수 후보로는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제너시스BBQ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BBQ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061억원, 영업이익 857억원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지만, 전자상거래 운영 경험은 전무하다. 반면 위메프는 지난해 자본잠식 3778억원, 총부채 4462억원으로 재무 부담이 크지만,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약 432만 명에 달하는 플랫폼 자산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업계는 BBQ가 자사몰과 글로벌 K치킨 전략을 염두에 두고 이커머스 진출을 시도한 것으로 보면서도, 실질적 시너지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반면 대형 사업자들은 합종연횡을 통한 반격에 나섰다. 네이버는 컬리와 손잡고 신선식품 전용관 '컬리N마트'를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입점시키기로 하며 퀵커머스 경쟁력 강화에 나섰고, 지난해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제휴에 이어 플랫폼 생태계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는 알리바바와 50대50으로 합작법인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고, 산하에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편입시켰다. 국내 유통망과 글로벌 플랫폼을 결합해 양방향 역직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퀵배송, 콘텐츠, 글로벌 유통까지 전선을 넓히며 쿠팡과의 양강 구도를 흔들겠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이제 단순히 물건을 싸게 파는 공간이 아니다.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서비스를 연결하느냐가 플랫폼의 생존 조건"이라며 "티몬과 위메프의 퇴장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금의 재편은 누가 다음 시장의 생존자로 남을지를 가르는 본게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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