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고려아연-영풍 분쟁 "영풍이 떠넘긴 폐기물 처리가 갈등 촉발"

2024-09-24

이제중 부회장 "영풍 폐기물 처리 거부하자 갈등 촉발" 폭로

MBK "적대적 인수합병 아냐…임직원 고용 안정 보장할 것" 호소

[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 요인으로 '영풍이 자사의 폐기물 처리를 고려아연에 전가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4일 고려아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형진 영풍 고문이 석포제련소 폐기물 해결을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를 통해 하고 싶어 했다"며 "당시 최 회장이 이것을 막으면서 장 고문과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최윤범 회장의 3세대 경영 시작과 함께 우호 지분 확보 및 신사업 강화 등의 요인으로 양측이 갈등에 놓이게 됐다는 시각과는 다소 다른 주장이다.

기자회견을 이끈 이제중 부회장은 1984년 대학 졸업 후 고려아연에 입사한 인물로 40년간 근무하며 최윤범 회장과 회사의 성장사를 지켜본 '산증인'이다. 그는 온산제련소장 겸 기술연구소장,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9년 부회장에 올랐다.

◆40년 고려아연 근무한 핵심 인력 "영풍에 넘어가면 줄퇴사"

이 부회장은 당시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 등 유해 물질이 배출된 사건이 문제가 되자 영풍이 그 해결을 고려아연에 요청했고, 이를 고려아연이 거절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장 고문은 그동안 석포제련소 폐기물 보관장에 있는 카드뮴 등 유해 폐기물을 고려아연에 떠넘겨 고려아연을 영풍의 폐기물 처리장으로 만들려 했다"며 "이에 대한 증거도 확실히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풍의 경영 문제와 고려아연의 경영 성과를 비교하면서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의 경영 자격도 다시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은 이번 적대적 M&A를 결사코 막아낼 것"이라며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저를 비롯한 핵심 기술인력들과 고려아연의 모든 임직원들은 현 경영진과 함께 할 것"이라며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경영권을 확보하면 핵심 기술 인력들은 모두 그만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기자회견 직전인 오전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임직원, 노동조합, 고객사, 협력업체, 주주,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고려아연 임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정성을 호소했다.

또한 MBK는 고려아연의 미래 전략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대한 지지도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MBK 측은 "고려아연이 부단한 노력으로 일군 미래사업, 즉 자원재생, 신재생에너지, 전기배터리 소재 사업이 중심이 된 트로이카드라이브에 대해 지지한다"면서 "고려아연이 임직원분들은 물론 그 가족들의 삶의 터전임을 명심하고 좋은 직장 그리고 오랫동안 다니고 싶은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 회장이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 가능성도 시사했다. 기자회견 전 최 회장과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는 이 부회장은 "최 회장이 직접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만4000원(3.32%) 하락한 69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71만원에 시작한 주가는 장 초반 68만원대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bea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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