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제 기대] "유커 돌아올까"...면세·호텔 업계, 수혜 예상에 화색

2025-02-21

한한령 해제 기대감 고조...정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허용 검토도 호재

수익성 악화된 면세점들, 단체 관광객 증가에 반색...호텔 업계도 기대감 ↑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중국이 이르면 5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해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면세·호텔 등 국내 유통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급감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 매출 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가 침체된 데다 여행 트렌드가 단체 관광객에서 개별 관광으로 변한 만큼 당장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 관련 주가도 상승세다. 쇼핑 채널, 면세, 호텔 업체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을 비롯해 롯데쇼핑,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1주일 새 급등한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판공청은 전날 '2025년 외자 안정 행동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중간 문화사업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자 안정 행동 방안 발표는 외국인 투자 감소와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가 지난해 12월 8일부터 올해 말까지 한국인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정책을 편 것도 한한령 해제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드 사태 이후 경색돼 있던 양국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근 중국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한한령 해제를 요청했고 시 주석이 그 자리에서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 부분으로 이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답해 그 어느 때보다 양국간 우호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는 한한령 해제 전망 소식이 들리자 들썩이고 있다. 적자 수렁에 빠져 있는 면세 업계도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다. 면세점은 한한령 조치로 큰 타격을 입은 업종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비중이 높아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한한령 이전인 2016년 초만 해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20만명에 달했다. 사드 배치 여파로 한중 관계가 경색된 2017년에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439만명까지 추락했다. 거의 반 토막 난 셈이다.

특히 유커 빈자리를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으로 채우다보니 수익성이 급감하며 적자 수렁에 빠졌다. 다이궁에게 송객 수수료를 지급하는 식으로 유인 전략을 펼친 탓이다. 이에 지난해 면세점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의 영업손실액은 3000억원을 육박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면세점을 찾은 인원도 사드 사태가 터진 2016년 486만여 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줄곧 하락 추세를 보였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년 한 차례 더 패닉에 빠지며 방문객 수는 107만명으로 곤두박질 쳤다. 매출도 2019년 24조8586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유지했으나 코로나가 터지며 고꾸라졌다. 지난해에는 14조2249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는데, 코로나 이전인 2019년(24조8586억원)의 57% 수준에 그쳤다.

면세 업계는 한한령이 풀리면 유커가 다시 돌아오고 중국인 개별 관광객들도 더 늘어나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반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23년 단체관광객 규제를 풀긴 했지만, 중국 내 '궈차오(애국 소비)' 운동으로 한류 선호도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국과 문화 교류를 확대하게 되면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면서 "사실상 업황 부진으로 주요 업체가 다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유커 빈자리를 수수료를 지급하는 다이궁으로 메우다보니 수익성이 급감했다. 단체 관광객이나 개별 관광객이 늘면 수익 구조도 개선되고 매출 증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텔 업계도 수혜가 예상된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전에는 중국인 직원을 별도로 뽑을 만큼 특급 호텔에서도 중국 비중이 높았다"면서 "한한령 해제로 사드 이전 수준으로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아진다면 국내 호텔 전반에 걸쳐 수혜를 볼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백화점 업계도 명품이나 패션, 화장품 등은 특수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유커들의 소비 규모는 개별 관광객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면서 "한한령이 해제돼 자유로운 방한이 보장되면 명품, 패션, K뷰티 등 많은 품목에서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유통 관련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신세계 주가는 전날 5% 급등한 데 이어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마트, 현대백화점, 롯데관광개발 등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당장 매출 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경기가 침체한 데다 중국 여행 트렌드가 단체 패키지여행에서 개별 여행으로 변한 만큼 새로운 맞춤형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경기가 좋지 않다. 관광을 오더라도 예전처럼 돈을 쓰지 않는 분위기라서 당장 한한령이 해제되더라도 매출 증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특히 중국 MZ세대는 단체 패키지 여행과는 확연히 다른 여행 패턴을 보인다"며 "개별 관광을 더 선호하는 만큼 친화 콘텐츠 개발, 맞춤형 마케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nr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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