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설 연휴 대목을 준비하기 위해 대부 중개플랫폼에 대출 문의를 하게 됐다.
B업체는 “단기급전 대출은 금리가 높아 1000만원 대출, 일주일 후 1600만원 상환 조건으로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B업체는 A씨가 기존 거래이력이 없고 신용도가 낮다며 가족·지인·직장동료 전화번호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고, A씨는 이자가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자금이 급해 일단 대출을 받기로 했으며 주변인 연락처도 제공했다.
일주일 후 B업체는 하루에도 수십번 A씨에게 전화해 명절에 모인 가족들에게 연락하겠다고 협박했다. 결국 A씨는 약 3000%의 고금리를 부담했으며,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불법추심 피해를 입었다.
이는 명절 생활비 등 소액·급전이 절박한 서민을 대상으로 자주 발생하는 실제 초고금리 이자 편취 사례다. 서민·취약계층의 자금 수요가 몰리는 설 명절에는 유독 다양한 민생침해 금융범죄가 빗발친다. 이에 대응하고자 매경닷컴이 설맞이 금융범죄 유형별 주요 피해 사례와 주의사항, 피해 발생 시 대응 요령 등을 총정리해 봤다.
먼저 A씨처럼 급전이 필요한 경우, 소액생계비대출,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햇살론15 등 ‘정책서민금융대출’ 이용이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 등 포털에 ‘서민금융진흥원’ 또는 ‘서민금융 잇다’로 검색하거나 서민금융진흥원 콜센터를 통해 대출가능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정책서민금융상품 이용이 어려워 대부업체를 알아보는 경우, ‘등록대부업체 통합조회’를 통해 등록대부업체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등록대부업체라 하더라도 법정 최고금리(연 20%) 초과 대출이나 담보, 개인정보 등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거래에 응하지 말아야한다. 불법적인 개인정보 요구 사항으로는 대출 계약서와 함께 촬영한 사진, 신체사진, 지인 연락처,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은 “수백~수천만원의 대출을 목적으로 단기 초고금리 급전대출 또는 금전을 요구하는 자는 불법사금융업자인 것을 명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부업법 제11조의2에 따르면 소비자로부터 대부중개에 대한 대가를 받는 행위는 금지돼 있으며 착수금, 전산작업비, 보증료 등 어떤 명목이든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대출을 받았다 하더라도 절대 응할 필요가 없다.
고금리, 불법적인 과도한 채권추심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채무자대리인 무료지원’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가 채무자를 대신해 불법사금융업자 등의 채권 추심행위에 대응하며, 부당이득 반환청구, 손해배상 소송을 무료로 지원해준다.
“설 선물 배달 주소, 이 링크에 적어주세요”…잘못 눌렀다간 파산
또 다른 대표적 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설 연휴 기간을 전후로 택배 배송 문자 등을 사칭한 ‘스미싱(문자메시지+피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매해 명절마다 선물 택배배송 관련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피해자가 가짜 URL(인터넷 주소 링크)을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이를 통해 사기범은 피해자 자금을 편취할 뿐만 아니라, 휴대폰에 악성앱을 설치해 피해자의 휴대폰을 조종한다. 이런 경우 피해자가 금감원(1332)에 전화를 걸더라도 사기범에 연결된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스미싱 수법으로 정보가 유출돼 본인 모르게 대출이 실행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사기범이 피해자 휴대폰을 조종해 피해자 명의의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바로 차단할 수 있다. KB·신한·하나은행과 카카오·토스·케이뱅크에서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며, 저축은행,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우체국에서 가입할 수 있다.
악성앱이 설치된 경우에는 사기범 통제하에 있을 수 있으니 휴대폰 전원을 끄거나 비행기모드로 전환하고 가까운 이동통신사 등을 찾아 휴대폰 초기화를 해야 한다. 동시에 가족·지인을 통해 ‘보이스피싱통합신고대응센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회사나 금감원, 검찰 등은 범죄조사 등을 이유로 자금이체, 대출 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이러한 내용의 전화 또는 문자메시지를 받는 경우 무조건 의심하고 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